[착한기업 전성시대] ⑧당찬 20대 여사장의 자수 사랑 이야기

입력 2018-01-12 16: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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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 전성시대] ⑧당찬 20대 여사장의 자수 사랑 이야기


국가무형문화재 자수 이수자인 김순희 선생님의 딸인 ‘자수의 숲’ 박소연(여·24) 대표는 어린 시절 자수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나하나 손으로 해야 되는 것도 그렇지만 긴 시간을 앉아 있는 것도 영 내키지 않았다.

생각이 바뀐 것은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박 대표가 2014년 졸업 작품에 자수를 접목하면서다.

“엄청난 몰입감에 잡생각이 없어지면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을 경험했어요. 힐링이 되는 괜찮은 취미라고 생각했죠.”

이때부터 격주마다 서울에서 자수를 배우고 있다. 지난해 작고한 자수 인간문화재 한상수 여사가 스승이다.

호감은 이내 사업적인 아이디어로 이어졌다. 자수를 배우려면 직접 가까운 공방을 찾아가야 되고, 어쩌다 수업에 빠지면 진도를 따라잡기도 힘들어 보였다.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쉽게 자수를 배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 생각한 박 대표는 자수 패키지를 판매하는 ‘자수의 숲’을 만들었다.

때마침 한 포털사이트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알게 되면서 큰돈을 들이지 않고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듣고 온라인 가게를 만들었다. 자수가 주는 힐링 효과를 전하고 싶어 회사 이름에 ‘숲’을 넣었다.

그리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신이 만든 자수를 올리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선호하는 프랑스(유럽풍) 자수 패키지를 전문으로 판매했다.

만들고 싶은 아이템을 선택하면 자수에 필요한 재료와 설명서를 구입할 수 있다.

꽃단장 거울과 손수건 등 10여 종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대구 텍스타일컴플렉스 신진 디자이너 지원사업에 선정돼 창업 운영 자금을 지원받았고, 올해는 수성구 1인창조기업에 선정되면서 경영에 필요한 많은 것을 배웠다.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이 늘어나 올해는 8000만 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제품 오픈 마켓인 1300K 입점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수동적이면 절대 창업에 성공할 수 없다. 새로운 일을 찾지 않고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은 창업을 생각하지 마라”고 조언한다.

취미를 사업으로 연결하고 쉼 없이 도전하는 박소연 대표의 성공스토리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대구=김명환 기자 km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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