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맞은 '위험분담제', 재평가 기준 어떻게 할까

대다수 “변화된 환경에서 평가 안돼”…복지부 “제도 전반의 대한 논의 필요”

기사승인 2018-01-17 0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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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맞은 '위험분담제', 재평가 기준 어떻게 할까위험분담제 재평가를 두고 변화된 시점에서 재평가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오후 국회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린 ‘고가 신약 위험분담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위험분담제의 재평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2013년 도입된 위험분담제도는 신약의 효능·효과나 보험 재정 영향 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일부 분담하는 제도로 계약기간은 기본 4년(3년+평가기간 1년)이며, 특허 만료시점 등을 감한하면 5년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은 “위험분담제 제도에서 당장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재평가이다. 대상 약제가 제네릭이 아닌 이상 같다고 할 수 없고, 비슷한 기전인데 대체 가능약제는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 판단이 어렵다”며 “대체 가능약제가 하나도 없다면 재평가를 할 필요가 없고,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를 위한 다양한 옵션이 필요할 텐데 처음 돌아오는 약이 재평가 받는 상황에 논의가 필요하다”며 토론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패널은 위험분담제가 환자의 치료제 접근성에서 재정에 큰 부담을 안주면서 효율적인 제도라는 데는 인식을 같이 했다. 다만 장점이 많은 제도임에도 적용대상이 제한적이고, 운영이나 사후관리 등에서는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중앙대약학대학 서동철 교수는 “3년 후 재평가를 1년 만에 하는 것은 어렵다. 대체약, 가격 등 모든 상황이 바뀌고, 자료도 제출해야 하는데 1년 내에 제대로 경제성평가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위험분담제 약제만 경제성평가를 두 번하게 돼 있는데 해야 한다면 계약당시 기준으로 한다면 모르지만 현재 상황으로 한다면 문제가 있다. 들어올 때 당시 기준으로 평가해야지 3~5년 지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나. 현재의 경제성평가가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 김봉석 교수는 “이러한 문제가 고가 신약에 대한 경제적 독성 때문에 대두된 것 같다”며 ‘정부 차원의 공익적 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재평가 근거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체중 등을 고려해 의약품을 처방하는데 100ml 용량의 의약품을 135ml 처방할 경우 65ml는 버려진다. 때문에 공익적 임상을 통해 100ml도 효과가 같다는 결과를 얻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처방권도 현재 모든 의사가 항암제를 처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지난해 세포치료제의 40%가 지방요양병원에서 이뤄졌다는 통계도 있다. 독성이 없다고 모든 의사에게 처방권을 줘야 하나. 최근 면역항암제는 일정 조건을 갖춘 기관을 지정해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의사 지정도 제안해본다”고 말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김성호 전무는 “재평가는 일종의 사후관리인데 제대로 안되면 더 위험하다. 사후관리 예측 가능성이 제도를 존속시키는데 중요하다”며 “대체 가능약제가 규정돼 있지만 후발 약제의 출시 간격이 1~2년으로 빨라지고 있다. 즉 한번 등재돼 4년이면 위험분담제 파기돼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 위험분담제가 항암, 희귀질환에 좁혀져 있었다면 이제는 외국처럼 접근성 가치 등 응용단계로 가야한다. 대체 가능약제 등의 조건이 들어가 있는 한 위험분담제에 신규로 들어오는 제약사의 부담이 크다”라며, “특허 만료까지 등재하는 것을 제안해 본다”고 덧붙였다.

환자 쪽에서는 접근성을 가장 강조하며 대체 약제가 없는 경우 경제성평가 없이 위험분담제 갱신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환자의 접근성을 기본으로 생각하지만 무분별한 확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재평가가 안돼 (해당 약제가) 비급여 시장으로 왔을 때 환자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위험분담제로 어렵다면 정부가 다른 제도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재평가가 경제성을 보는데 대체제가 없다면 경제성평가를 할 필요가 없다. 또 위험분담제 약제의 경우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보건복지부 역시 고민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곽명섭 보험약제과장은 “재평가 부분에서 재계약과 처음 계약이 달라야 하는지 문제는 어느 정도를 인정할지, 달랐을 때 재평가 시점에서 변화된 환경을 어떤 조건을 할지 이러한 조건 부분을 논의하는데 심평원과 제약사, 복지부 입장이 다 다른 것을 느꼈다.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곽 과장은 “앞으로 재평가가 계속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보완부분이 있을 것이고, 추가로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번 재평가를 하며 문제는 인식했다. 전반적으로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라며, “결론적으로 위험분담제는 고가 약제의 환자접근성이 향상됐다는 평가인 듯하다”라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