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기인’ 김기인, 특급 탑솔러 연대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기사승인 2018-01-18 0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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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기인’ 김기인, 특급 탑솔러 연대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새 탑라이너 ‘기인’ 김기인이 kt 롤스터 상대로 멋진 데뷔전을 치렀다. 정신적 지주 ‘마린’ 장경환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지만, 신예 탑솔러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17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스플릿에서 kt를 상대로 맞이해 세트스코어 2대1로 승리했다. 이날 김기인은 나르·루시안·갱플랭크를 선택해 맞라이너 ‘스멥’ 송경호의 갱플랭크·카밀에 판정승을 거뒀다.

김기인은 1세트 초반부터 송경호의 갱플랭크를 거세게 압박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비록 ‘스코어’ 고동빈의 바텀 다이브에 한 차례 데스를 헌납하기는 했으나, 이후 안정적인 스플릿 푸시를 선보이면서 팀 운영에 힘을 보탰다.

팀이 패배한 2세트에도 챔피언 상성을 활용해 라인전 우위를 점했다. 빠르게 포탑 철거 보너스를 챙겼다. 갱킹 위협을 개의치 않는 과감한 플레이였다. 28분에는 송경호와의 일기토에서 한 끗 차이로 판정승을 거두는 명장면을 연출해내기도 했다.

3세트에는 2분 만에 퍼스트 블러드를 헌납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후 라인전 단계에서 추가 데스를 허용하지 않으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독단적인 스플릿 푸시 대신 팀플레이에 힘을 실으며 대규모 교전 승리를 도왔다.

김기인은 사이드 운영과 브루저 챔피언 사용에 특화된 선수다. 스스로도 장점이자 단점으로 사이드라인 운영을 꼽는다. 안 좋게 표현하면 ‘탑신병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장점만이 돋보였다. 상대가 롤 모델 송경호였기에 더욱 그랬다. 그는 경기 후 기자실 인터뷰에서 송경호를 두고 “따라가고 싶은 선수”라고 표현했다.

아프리카 프릭스는 김기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프리카 관계자는 “만약 스타크래프트 종목이었다면 우승도 할 수 있는 재목”이라고 그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날 성공적인 데뷔전도 밑바탕에는 아프리카 코칭스태프들의 신뢰가 자리 잡고 있었다.

사실상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선수에게 탑 루시안과 같은 도박성 픽을 허용했다. 실험적인 아이템 트리와 챔피언 조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아프리카였기에 가능했던 선택이었다. 팀 단위 연습에서부터 충분히 갈고 닦아온 픽이었다고 김기인은 귀띔했다. 마지막 세트에는 1티어로 평가받는 챔피언 갱플랭크를 1번째 픽으로 뺏어와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기인은 지난 시즌 아프리카를 적으로 상대했다. “탑을 많이 봐주는 팀 같았다”는 게 직접 맞부딪쳐본 감상이었다. “갱킹에 자주 노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할 정도로 그를 괴롭혔던 이들이 이제 그의 등 뒤를 지켜준다. 베테랑 중 베테랑인 ‘스피릿’ 이다윤과 ‘쿠로’ 이서행이 올 시즌 그의 든든한 백이다. 2018 스프링 시즌은 굳건했던 탑솔러 3대장 구도가 무너진 시즌으로 기억될 지도 모른다.

상암│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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