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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본지, 아프리카사랑재단 의혹 보도… 청와대도 심각성 예의주시

재단 측 “좋은 일 하는데 무슨 목적으로 취재 하느냐”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1.23 00:06:00 | 수정 : 2018.02.09 15:10:27

이영학, 일명 어금니 아빠’,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이들 단체의 공통점은 후원금이다. 일부는 시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돈을 엉뚱한 곳에 사용한 의혹, 심지어는 후원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후원금 모금을 위해 어려운 처지나 공익사업을 내세웠다. 그렇게 다수의 시민과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불투명한 운용을 한 것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쿠키뉴스 탐사보도팀이 추적하고 있는 외교부 소관 비영리법인의 부실 운영 및 후원금 유용 의혹도 동일 연장선상에서 진행됐다

·현직 재단 관계자들이 취재진에 공통적으로 보인 반응은 오지에서 갖은 고생을 하며 좋은 일을 하는데 왜 문제를 삼느냐는 것이었다. ‘선의의 과정에서 부정이 있더라도 면죄부를 줘야 한다는 이들의 주장은 일순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모든 행위는 국회와 사법부, 국민들이 합의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취지와 동기의 선함과는 별개로 법이 규정한 바를 어긴데 따른 책임과 의무를 지기로 합의한 상태에서 행위의 자유를 영위한다. 법이 정한 절차와 단계를 어긴 과정결과의 선()과는 별개로 부정(不正)의 영역에 지나지 않는다.

[쿠키뉴스 탐사보도] “해당 재단에 추가 공문을 보내 회계 장부이사회 개최 기록’, ‘회의록’, ‘해외송금내역을 요청했다. 자료 조사와 검사, 실사도 고려 중이다. 외교부 감사관실과 협의해 향후 주의·경고 및 법인 설립 취소를 할 수 있다. 감사관실에서 추가 감사를 하면 수사기관에 의뢰도 가능하다.”(외교부 관계자)

외교부는 엄중 모드로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다만, 외교부 개발협력과 관계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소관 비영리 법인을 외교부내 여러 부서에서 나눠서 관리하고 있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러한 호소는 정부 부처가 소관하는 비영리 법인 업무만을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 구성의 당위로 귀결된다. 그리고 실제로 외교부뿐만 아니라 비영리 법인을 감독하는 정부 소관부처 모두에게 적용돼야 한다는 게 취재 과정에서 접한 정부 당국자들의 주된 견해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 차관에게 관련 사항을 보고했으며, 보도 후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아 제도 개선 필요성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본지 보도 직후, 아프리카 대륙을 위시해 국제 구호 사업을 펴는 공익 법인들과 후원자들로부터 해당 재단명의 공개 요구가 쇄도했다. 이 과정에서 애먼 재단이 당사자로 지목돼 한차례 홍역을 치루기도 했다. 쿠키뉴스 탐사보도팀이 자금 및 후원금 유용 의혹을 제기한 재단은 바로 아프리카사랑재단이다.

아프리카사랑재단의 정관은 외교부 장관의 직인을 득하며, 정관에 따라 재단을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곧 외교부 소관 단체로써 존립 이유를 갖는다. 재단 정관 제29조를 보자. ‘총회 의결사항항목에 따르면 총회가 심의·의결하는 사항은 1. 임원의 선출 및 해임에 관한 사항 2. 법인의 해산 및 정관변경에 관한 사항 3. 기본재산의 처분 및 취득에 관한 사항 4. 예산 및 결산의 승인 5. 사업계획의 승인 6. 기타 중요사항 등으로 분류된다. 이중 예산 및 결산, 사업계획 승인 과정이 과연 총회 의결을 거쳤는지에 대해 재단 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또한 정관 제46조 항목인 예산편성 및 결산에는 법인은 회계연도 개시 후 2개월 이내에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총회의 승인을 얻는다. 법인은 사업실적 및 결산내용을 당해 회계연도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총회의 승인을 얻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전·현직 재단 관계자들은 이사회보다 재단 실력자인 김 모 씨의 결정에 우선했다고 입을 모은다. 외교부가 이사회 개최 기록회의록등을 재단에 추가로 요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본지가 <[단독] “아프리카 도우라는 후원금 어디에외교부 산하 구호 재단, 부실 운영 끝판왕>으로 여러 의혹을 제기한 이후에야 급물살을 탔다는 것은 아쉬운 지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재단 관계자들은 다방면에 걸쳐 취재진을 압박했다. 과거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황 모 씨는 종교계 및 언론계 인맥을 통해 탐사보도팀이 본인을 죽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재단의 실권을 쥐고 있는 김 모 씨 역시 취재진에게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취재를 하며, 제보자가 누구냐고 항의했다. 그는 현재 재단 이사로 재직 중인 부친이 과거 언론계 임원을 거친 인사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사실 아프리카사랑재단은 외교부 소관 비영리 법인 500여개 중 비교적 규모가 작은 1개 단체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내에서 공익 목적으로 운영되는 전체 단체의 구조적·고질적 폐해의 단면을 보여주는 예시이자 상징적인 사례다. 아프리카사랑재단의 불투명한 후원금 운용 의혹은 비단 구호 단체뿐만 아니라, 운영의 대부분을 후원에 의존하는 국내 비영리 언론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전체 비영리 법인의 관리·감독과 쇄신의 차원에서 아프리카사랑재단의 여러 의혹은 일개 단체의 일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당 재단에서 시민과 기업의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소관부처의 고강도 감사와 나아가 수사로 이어지는 일련의 쇄신 요구는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비영리 법인의 모럴헤저드에 대한 경종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 정부의 '전향적인'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급식 지원 사업을 도맡고 있다는 김 모 씨의 정식 명칭은 사업본부장이지만, 사실상 재단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그는 본지 보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적인 이익을 취한 적이 없다. 부끄러움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정부 예산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교회와 신자들의 기부로 운영했다. 후원자들은 아프리카에서 힘겹게 사는 이들을 위해 후원금이 사용되길 바랐다. 나는 후원금을 한 푼도 낭비 없이 사용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다. 이번 사태로 개인적인 망신은 감수하겠다. 다만 재단 부실 운영으로 후원금이 중단돼 그로인한 타격이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지 않기만을 바란다. 아프리카사랑재단 사무국이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비록 재단 핵심 인사가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쿠키뉴스 탐사보도팀은 정부 소관부처의 개입 없이는 아프리카사랑재단을 비롯해 문제가 있는비영리 법인이 내부의 자성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수사당국과 소관부처 차원의 공정한 판단과 조사, 후속 조치를 요구한다. 언론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제 외교부를 비롯해 관계 부처가 나설 차례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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