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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사 특혜 입학 논란, 서울대에도 있었다

2011년 후기 전형서 정신과 전공의 제치고 1등 입학… 입학 전·후 특혜 시비 끊이지 않아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1.24 00:09:00 | 수정 : 2018.02.09 15:10:59

쿠키뉴스 탐사보도는 ‘변화를 지향한다. 우리는 고착화된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고 믿는다. 첫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그중에서도 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의 민낯을 들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명 하얀 부역자들프로젝트다._편집자 주

사진=flickr_Leah Riley

정신과학 이력 없는 A씨 의사 제치고 서울대 정신과 박사 1등 합격

전공집필고사 전 박사 입학 사전 승인돼… 서울대의대·정신과 합의

입학시험 선택 문항지원자 지도교수 전공 분야 및 1회 참석 컨퍼런스서 무더기 출제

조사 참여 교수 이상해도 교수 재량권

[쿠키뉴스 탐사보도] 최근 경희대가 연예인의 박사 입학 과정에서 특혜 의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논란이 서울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도 후기 서울대의대 정신과학 전공 박사 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특정 지원자에 대한 특혜 의혹이 그것이다.

당시 박사 과정에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정신과에서 임상 실습을 거친 전공의 4명과 A씨 등 총 5명이 지원했다. A씨는 대학에서 인문계열 학과를 졸업한 후, 의학 관련 석사를 취득한 상태였다. 그는 쟁쟁한 지원자들을 제치고 합격했다. 시험 결과도 1등으로 우수했다. 정신과학 관련 학위나 경력이 전무했던 A씨의 이력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그는 함모 교수의 지도학생으로 서울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A씨의 박사 입학을 두고 서울대와 서울대병원 안팎에서는 적잖은 소요가 일었다. ‘루머도 돌았다. ‘시험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소문'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는 TF를 구성, 입학 과정을 조사했고 문제없음으로 결론 내렸다. 여기까지만 보면, 어느 한 개인의 노력을 폄훼하려는 의대와 병원내 시기와 질투의 드라마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쿠키뉴스 탐사보도팀의 취재 결과, 그저 루머로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적잖이 발견됐다. 당시 상황을 좀 더 살펴보기로 하자.

우연의 연속딱 한번 참석한 수업서 시험 문제 무더기 출제

“(정신과 박사 입학을 위한) 전공필답고사 출제는 안모 교수가 하기로 함. 과내 학술 활동에서 균형있게 출제를 하기로 함.(중략) 면접 및 구술고사 위원은 과장, 교수, 교수로 정함. 채점 위원은 교수로 정함.

20101014일 열린 서울대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 회의록 중 일부다. 취재진이 입수한 당시 회의록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두 가지다. 당시 시험 출제 교수가 안모 교수이며, 출제 분야의 균형은 기존처럼 맞추기로 교수들 사이에 합의한 부분이 그것이다. 기존까지 전공필답고사는 7~8문제 중 지원자가 문항을 선택하는 형태로 치러졌다. 시험 수준은 의학 계열 학업 수행자여도 정신과학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낙방할 수 있는 상당한 난이도였다.

그러나 A씨는 전공필답고사 응시 이전에 이미 입학이 확정됐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다음은 2011421일 진행된 교수회의록 중 일부다. “학생상담과 관련하여 모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근무하던 인력이 본교에서 박사학위를 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음. 의과대학에서 검토를 하였고 정신과 이외의 추가 TO를 내주기로 결정하였음.

A씨의 입학 여부가 사전에 결정되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후 A씨는 타 박사 지원자들과 함께 전공필답고사를 치뤘고, ‘우수한성적으로 시험에 통과했다. 일사천리였다당시 의사가 아닌 지원자에 대해 여분의 TO를 결정한 것이나, 정신과 교수들이 이를 문제 삼지 않은 것은 기존 사례들과 비교해 이례적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논란은 시험 문항 출제 과정에서 커졌다. A씨가 치룬 2011년 후기 박사과정 전공필답고사는 같은 해 전기와 비교해 여러 변화가 있었다. 전기에만 해도 정신분열병 자문 소아정신과 정신과 비약물 치료 기분장애(조울증) 노인정신의학 불안장애(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정신의학 분야의 여러 방면에 걸친 7문항이 출제됐고, 응시자는 이중 5개 문항을 선택토록 되어 있었다.

반면, 문제가 된 후기에선 총 12문항이 출제됐다. 1~7번 문항까지는 전기와 마찬가지로 여러 분야에서 출제됐지만, 8~12번 문항은 그렇지 않았다. 8(정신종양학과)9(디스트레스) 문항은 공교롭게도 A씨의 지도교수로 확정된 함모 지도교수 전공 분야에서 출제됐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0번 양적·질적 연구 11번 의사소통훈련 12번 의사소통훈련 등 3개 문항은 2011512일 진행된 정신과 학술 집담회에서 다뤄진 분야였다. A씨는 같은 날 오후 1시께 이 자리에 참석했다. 입학 시험 전 그가 서울대 정신과에 유일하게 참여한 자리였다. 그리고 실제 시험에서 A씨는 8~12번을 선택, ‘우수한성적을 얻었다

종합하면, A씨는 박사 과정 입학시험을 치르기 전에 입학 여부가 결정됐으며, 지도교수로 정해진 함모 교수의 전공 분야 2문항과 유일하게 참석한 정신과 집담회에서 3문항을 선택, 시험을 치룬 셈이다. 시험의 공정성 시비가 인 이유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2015년께 서울대는 조사위원회를 꾸렸다. 당시 조사위원장을 맡은 홍모 교수는 평상시와 다르게 출제된 건 맞다고 인정했지만 추가된 5문제(8~12)의 출제자(안모 교수)그런 학생(A)을 위해 비의학적인 문제를 골라냈다는 설명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모 교수는 당시 조사위원회에 비의대 졸업자 응시자가 있고 의학적인 것만 내면 (입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걸 배려해 (A씨가) 풀 수 있는 내용을 냈다고 소명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말대로라면, 시험 응시자에 대한 '맞춤 출제'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여러 논란에도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상호간의 오해이며 문제없음으로 결론을 냈다. 조사위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이 사안이) 조금 이상한 건 맞다. 출제하는 사람과 채점하는 사람에게 허용되는 규정안에서는 다 재량권을 인정해야 된다. 그건 주관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교수가 하는 주관적인 행위를 존중해야한다고 밝혔다. , 출제 교수의 재량에 따른 결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여러 구설을 안고 서울대 정신과에 입학한 A씨는 박사 학위를 받지 못한채 대학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인용 보도시 <쿠키뉴스 탐사보도>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쿠키뉴스에 있습니다. 제보를 기다립니다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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