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아시아인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관계 규명

기사승인 2018-01-26 14: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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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아시아인의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의 관계를 규명했다.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은 습성과 건성으로 구분된다. 이 질환은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발생해 실명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실명과 연관성이 높지지만, 대부분의 황반변은 건성이다. 습성 황반변성은 국내 40세 이상 성인 1만 명당 연평균 3명 정도로 발생해 희귀질환에 속한다.

연구자들은 과거부터 흡연은 황반변성을 가져오는 대표적 위험인자로 주목해 왔다. 하지만 연구의 대부분은 건성 황반변성 환자군에 치중됐고, 희귀한 습성 황반변성 환자군은 충분한 연구데이터 확보가 어려워 적절한 검증절차를 밟기 어려웠다.

이와 관련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성수·임형택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를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분석해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발생 가능성의 상관관계를 제시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약 51만명으로 구성된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로 연구를 수행했다. 국민건강보험 검진코호트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국가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성인 수검자의 약 10%인 51만명이 2013년까지 의료기관을 이용해 발생한 건강보험 청구내역 자료다.

연구팀은 국가검진에서 흡연에 대한 질문을 사용해 2009년 8월부터 2013년 12월 사이에 습성 황반변성 발생이 얼마나 일어났는지 분석했다. 다만 검진코호트 중 여성은 흡연여부를 밝히는 것에 제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남성 집단만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나이·체질량·신체활력징후·동반질환 등 성향점수를 활용해 비슷한 수준을 보유한 흡연집단(최근까지 흡연을 시행하는 집단과 현재는 금연 중인 집단 포함)과 비흡연집단으로 구분했다. 두 집단에는 각각 6만4560명이 동일하게 배정됐다.

조사기간 동안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비흡연 집단의 경우 154명, 흡연집단 에서는 227명이 각각 발생했다. 위험비로 환산하면 흡연집단이 비흡연 집단 보다 약 50% 더 높은 발생확률을 보였다.

또한 연구팀은 흡연집단을 보다 세밀화해 습성 황반변성 발생 상관관계를 연구한 자료도 발표했다. 흡연집단은 과거 흡연을 했으나 현재는 금연 중인 집단(1만9688명)과 현재도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4만4872명)으로 구분했다.

조사기간 동안 금연집단에서는 60명, 현재 흡연집단에서는 167명의 습성 황반변성 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비흡연 진단과 비교하면 금연집단은 21%, 흡연집단은 65% 더 높게 습성 황반변성 발생 확률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참조)
국내 연구진, 아시아인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관계 규명
이에 대해 김성수 교수는 “안과의사가 형광안저촬영을 기반으로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하고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청구한 자료를 활용한 연구 결과이기에 데이터 정확도가 매우 높다”며 “아시아인에서 흡연과 습성 황반변성 발생사이 관계를 명확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현재 흡연을 유지하는 집단 보다 금연집단에서 발생 확률이 낮다는 점은 한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을 지닌 환자나 건성 황반변성 환자 등 고위험 집단에서도 금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황반변성 발생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이라는 임상적 차원을 밝혔다는 점과 우리나라 공공보건 빅데이터의 가치를 파악하고 연구에 적용하는 사례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흡연과 습성황반변성 국가기반 코호트 연구’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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