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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도 ‘버니 샌더스·포데모스’ 돌풍, 가능하다”

서울시장 출사표 던진 녹색당 신지예 후보 인터뷰①

김양균 기자입력 : 2018.02.02 00:05:00 | 수정 : 2018.02.09 15:12:39

선거 들러리 안 될 것

원외 군소 정당 한계 돌파… 실패해도 총선 디딤돌

박원순 시장 ‘60’ 의제 가치 불구개발주의 답습·소수자 인권 나 몰라라

박영선 의원 ‘0’ 경복궁 담장 허물겠단 인식 이해 안 돼

현재 정치권은 지방선거 모드. 그 중에서도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거대 정당과 거물급 정치인들은 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치열한 물밑 경쟁에 돌입해 있다. 일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3선을 노리는 박원순 시장을 필두로 우상호 의원, 박영선 의원 등이 당내 후보 경선에서 자웅을 겨를 전망이다. 1 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황교안 전 대통령직무대행이 유력한 주자로 거론된다.

이렇듯 서울시장 자리를 건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원외 군소정당인 녹색당도 이 싸움에 뛰어들었다. 녹색당 서울특별시당 측은 서울시당 전당원 투표를 통해 신지예씨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신 후보는 서울시당 당원의 95.29%의 지지를 받았다. 물리적으로 경쟁이 되지 않는 싸움이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녹색당 비례대표에 출마한 경험이 전부인 사실상 정치 신인이 이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굳이 출마의 변을 확인하지 않더라도 출마 목적을 예상키란 어렵지 않다. 녹색당의 외연 확장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지는 싸움을 시작한 이유를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새로운 정치 신인의 등장일지, 이상에 함몰된 진보 군소 정당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무리수일지는 직접 만나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기 때문이다.

1일 오전 녹색당 서울시당 당사에서 신 후보를 만났다. 그는 본인과 본인이 속한 당의 지향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버니 샌더스*와 포메도스**의 돌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후보 본인이 버니 샌더스에 준하는 역량을 가졌는지, 또한 녹색당이 포메도스 만큼의 응집력과 폭발력은 별개의 이야기다.

참고로 1990년생인 신지예 후보는 지난 2004년 한국청소년모임 대표를 시작으로 시민사회단체와 사회적기업 등에 몸담았다. 2015년께 녹색당 정책대변인으로 녹색당과 연을 맺은 이후 서울시 청년의회 청년수당 분과 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시 청년정책위원회 주거분과 위원장과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 제공=녹색당 서울시당

바보야! 문제는 부동산이야!

기자=현재 지방선거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신지예 후보=‘스타트를 끊을 만큼의 정책·인력의 준비는 되어 있다. 길은 계속 만들어가야한다. 바쁘게 뛰고 있다.

기본 세팅은 끝났단 건가.

그렇다.

후보는 서울을 어떤 도시로 판단하나.

속 빈 강정이다. 거대한 부피와 인구에도 불구, 정책 및 사회 안전망은 갖춰져 있지 않다. 부동산 등의 소유권을 가진 이들을 정책적으로 마치 ‘1등 시민으로 간주한다. 반면, 갖지 못한 이들은 소외돼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사실상 모든 시민들에게 동등한 자격을 부여하고 있지 않다고 본다.

그 원인이 어디에 기인한다고 보나.

과거 청년 지역 활동을 했었다. 당시 발견한 여러 문제는 부동산 문제로 귀결되더라. 시민사회단체조차 임대차 계약이 완료되는 2년마다 사무공간을 구하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린다. 나 역시 항상 이사를 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는 주민성의 실종으로, 다시 주민자치와 지역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일례로, 본인은 마포구 일대에서 부흥주택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 당시 그곳은 낙후된 터라 노인과 재중동포 등 한국 사회의 약자들만 거주하고 있었다. 더 나은 환경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한지 2년이나 됐을까. 재개발 광풍이 불어 원 거주민들은 전부 쫓겨났다. 서울에서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사실 재개발과 재건축을 가능케 하는 것은 이다. 이 시스템 하에서 돈이 없는 서민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이야말로 한국 사회에서 자치권과 시민권을 보장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거대 정당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뛰어들 예정이다. 원외 군소 정당인 녹색당 소속의 후보는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작금의 정치는 극히 일부 소수 계층의 전유물인 냥 비쳐진다. 단적으로, 왜 국회에는 여성, 소수자, 농민 출신의 정치인을 볼 수 없는가. 현재 국회가 우리 사회를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국회는 소수 엘리트만의 리그가 되어선 안 된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들어가야 한다. 반드시 뚫어야 한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사회도 변하지 않는다.

과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로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사회도 바뀔 것이라 믿었다. 과거 부흥주택 프로젝트에서 알게 된 할머니들이 재개발로 인해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법적으로 뭔가 바뀌지 않으면 나의 정당성조차 보장받기 어려운 사회라는 생각이 들더라. 정치에의 투신을 마음먹게 된 계기다. 이제는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고민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나타나야 한다. 내 또래와 사회적 소수자들로부터 이러한 목소리와 요구가 나와야 한다.

이준석 바른정당 서울노원병 당협위원장이나 손수조 자유한국당 전임위원 등 정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정계에 입문한 청년들조차 끝내 원내 진입은 실패했다. 중장년층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한국 정치에서 설사 서울시장에 당선된다 한들, 원활한 시정이 가능하리라 보는가.

물론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당락을 떠나 한국 정치 지형에서 이번 선거참여는 여러 가치를 지닌다. ‘승리의 의미는 여러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가치를 말하는 건가.

성장세를 시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

소속 정당의 성장 말인가.

그렇다. 대중에게 녹색당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함께 미래를 걸어가자고 약속을 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현재 상태로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없다. 에너지 전환, 분권, 도시의 역할 등이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서 재설정돼야 한다. 이러한 가치들을 전면에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힘든 싸움은 맞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예단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버니 샌더스나 포데모스의 돌풍과 같은 현상이 한국 정치 시스템 하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녹색당의 도전들은 주춧돌이 되어 다음 총선에서 힘을 발휘할 것이다.

포데모스는 풀뿌리 정치가 얼마나 강한 응축력과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단적으로 비교할 순 없지만 녹색당의 지지기반은 어느 정도인가.

숫자로 보이는 건 당원일 텐데, 최근 1만여 명을 넘어섰다. 녹색당의 성격상 조직적 뿌리나 결합이 강하진 않다. 타 진보정당과 비교해 노동조합 및 대학 등의 뚜렷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은 어쩌면 취약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본다면 당원 한 명, 한 명이 당의 주인이라는 의미도 된다. 녹색당 당원들은 당으로부터 명령을 하달받지 않는다. 한 명의 리더에게 좌지우지 되지도 않는다. 보통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경험하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녹색당은 차별점과 가치를 갖고 있다.

지난 총선(신지예 후보는 제20회 총선 녹색당 비례대표에 출마했다)에 이어 두 번째 선거 도전이다.

일단 정치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총선 당시에는 첫 후보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떨림과 기대 등과 같은 정치 초심자들의 심정이랄까. 물론 지금도 이런 심정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조급함과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도 적지 않다. 다만, 뭘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고 시작한다는 게 달라졌다.

사진 제공=녹색당 서울시당

박원순 시장은 ‘60

박원순 서울시장은 100점 만점에 몇 점이라고 보나.

60점이다.

그 점수를 준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시장 취임 후 시행한 여러 의제들의 가치는 기존 민주당 의원들이 보여준 적 없는 영역에 이르렀다고 판단한다. 예컨대 마을 공동체나 청년의 중요성을 밝힌 것이나 갖고 싶은 서울을 만들겠다는 의제는 정치적으로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박영선 의원에게는 0점을 주고 싶다.

박영선 의원에게 퍽 야박한 평가를 내린 이유가 있는가.

서울시장 후보로부터 경복궁 담장을 허물겠다는 식의 발상이 나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부동산 문제 등을 포함해 당장 시급한 현안이 얼마나 많은가. 한국 사회의 개발 욕망을 정치가 어떻게 작동해서 막을 것인지, 고민해야할 시점 아닌가.

다시 박원순 시장으로 돌아가서, 60점밖에 줄 수 없는가.

서울에는 향후 강남 개발을 위시해 서부 및 동부 간선도로 사업, 광화문 개발 등이 예정돼 있다. 일순 서울의 공기질 향상이나 교통량 감소 등의 취지로 보인다. 그렇지만 실상은 개발 중심의 사고일 뿐이다. 전 세계 유례없이 큰 넓이와 깊이의 도로가 건설된다. 쉽게 허가됐고 현재도 추진 중이다. 박 시장이 개발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할 수 밖에 없다.

지역 개발 필요성을 차치하더라도 지역민들의 요구와 민원에 귀를 기울인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지 않나. 개발 정책에 대한 비판만으론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소수자 문제에 대한 박 시장의 태도 역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인권 변호사 출신으로 서울시 시민인권헌장을 마련해 놓고도 소위 혐오세력들의 반발에 수긍,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충남의 인권선언이 폐기 기로에 놓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박원순 시장이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무신경했다 이건가.

더 정확히는 혐오세력이 혐오를 할 수 있도록 방조했다는 것이다.

혐오세력이라 하면, 극우 이념에 천착한 일부 기독교 세력을 의미하는 건가.

그렇다.

인권 변호사와 서울시장의 역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시민인권헌장 발표가 분열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면 시장으로서 현실적인 판단이 요구될 터. 성소수자나 이른바 혐오세력도 서울시민이라면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지 않나. 당시 본인의 결정론자였다면 어떤 결정을 내렸겠는가.

서울시장이 지켜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시민들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다. 시민들의 권리를 지켜내는 것 말이다. 적어도 서울시장이라면 시민들이 공격받지 않고 보호받을 수 있는 시정을 해 나가야 한다. ‘혐오세력을 포용하는 순간, 이들로부터 혐오를 받는 시민들의 권리를 없애는 것이다. 혐오는 포용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계속)

*미국 무소속 상원의원으로 민주사회주의를 표방, 지난 미국 대선 당시 예상외의 높은 지지율로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의 좌파정당으로 지난 2014년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창당했다. 2016년 스페인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30여년에 걸친 양당 체제를 무너뜨리고 제3당에 올라선 바 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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