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진기자의 톡톡 부동산]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 가속화…정부 규제에 날벼락?

기사승인 2018-02-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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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희 아나운서 > 부동산 전문 기자.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톡톡 부동산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할까요?

이연진 기자 > 지난해, 규제 전 막차를 타자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청약시장이 수요자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올해부터는 분위기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대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주택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요. 특히 지방의 경우,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분위기 꺾인 지방 분양시장 점검합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오늘은 새해 들어 달라진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살펴봅니다. 이연진 기자, 뉴스를 보면 새해에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전국적으로는 아니고요. 서울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올랐습니다. 새해 첫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1월 첫째 주를 기준으로 참여정부 때보다 더 뛴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전주 대비 0.33%를 기록했고요. 그건 연도별 1월 첫째 주 상승률로 비교할 때, 2002년 0.59%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 집값 상승세는 어디가 주도하고 있나요? 역시 강남인가요?

이연진 기자 > 네. 강남구가 집값 상승률 0.78%를 기록하며 서울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고요. 송파 0.71%, 광진 0.57%, 양천 0.44% 등이 많이 올랐습니다. 잠실 쪽 일부 단지에서는 최근 한두 달 새 많게는 1억 원 이상 가격이 오른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은 매매만 그런 건가요 아니면 전세가도 마찬가지로 올랐나요?

이연진 기자 > 서울은 전셋값도 상승세가 짙어졌는데요. 1월 둘째 주에 전주 대비 0.01%포인트 확대돼, 0.05% 올랐습니다. 계절적으로는 비수기지만, 학군 및 접근성 양호한 일부 지역에서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전셋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번에는 지방 상황 살펴볼게요. 서울과 다르게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지방은 매매, 전세 모두 하락 폭이 더 커졌는데요. 매맷값은 0.07%, 전셋값은 0.04% 내렸습니다. 매매의 경우 지난해부터 입주 물량이 급증한 경남이 0.17% 하락했고, 충남-0.18%, 충북 –0.20%, 경북 –0.15%, 부산 –0.06% 등을 기록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전체 주택 시장 상황만 그런 건가요 아니면 비교적 가격대가 안정적인 아파트도 마찬가지인가요?

이연진 기자 > 5대 광역시와 9개 도 아파트값은 2주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천을 제외한 경기도는 새해 첫 주 0.0%, 지난주 0.01%로 아파트 값이 꿈쩍도 않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과 강남권의 집값은 여전히 강세를 띠고 지방 집값은 떨어져,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방은 주택시장 상황이 심상치 않네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중견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에 잇달아 나섰지만 저조한 청약 성적을 받았고,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시들해진 상황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청약 시장 분위기 좀 자세히 살펴볼게요. 상황이 얼마나 좋지 않은가요?

이연진 기자 > 지방의 경우,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경상북도 안동시 수상동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총 421가구 중 37%인 155가구가 청약 미달됐고요.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에 조성하는 아파트 역시 분양에 실패해, 일반 분양가구 329가구 중 절반 정도인 152가구가 남았습니다. 217가구를 일반 분양한 강원도 인제의 한 아파트 역시 청약자가 16명밖에 나타나지 않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지방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인가요?

이연진 기자 > 네. 전남 목포시 석현동에 짓는 단지 역시 일반분양 311가구 중 216가구가 남았고요. 전남 강진의 한 단지는 194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 신청 인원이 단 3명에 불과했습니다. 또, 올해 초 제주시 한림읍에서 분양한 단지 역시 청약 1순위에서 청약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경상, 강원, 전라, 제주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청약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군요. 그럼 작년에 청약 열풍이 불던 지방 광역시 상황은 어떤가요? 좀 다른가요?

이연진 기자 > 지난해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부산 해운대에서도 청약 미달은 피할 수 없었는데요. 그 중 한 단지는 1순위 청약 결과, 6개 주택형 중 3개 주택형에서 미달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이렇게 지방 주택경기가 얼어붙은 가운데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해요. 미달될 가능성을 알면서도 왜 분양을 강행하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서울과 달리 지방 주택시장은 준공 후 미분양이 늘고, 청약 경쟁률이 눈에 띄게 떨어질 정도로 빠르게 침체가 오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건설사들은 일반 분양을 앞두고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강행하는 이유는 더 이상 사업 일정을 늦추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분양 사업이 어느 정도 추진된 상황에서는 청약 성적 저조 및 미분양이라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분양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야말로 울며 겨자 먹기를 하는 격인데요. 그럼 왜 이렇게 지방 주택시장 경기가 안 좋은 건지, 그 이유도 알아볼게요.

이연진 기자 > 먼저 지방 광역시는 전매제한 영향이 큽니다.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내놓은 주택법 개정안을 본격 시행에 들어갔고요. 개정안에 따라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적용되던 민간 택지 전매 제한이 지방 광역시로 확대됐습니다. 그래서 청약 조정대상지역이 아닌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지방 광역시는 공공택지에서 1년간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고, 민간택지에서도 6개월간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분양권 전매제한과 더불어 대출 규제도, 수요자들의 심리 위축에 한 몫 한 것 같아요. 지방 주택시장 경기가 안 좋은 데는 또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이연진 기자 > 올해 전국의 입주 물량이 급격히 늘기 때문입니다. 2월만 해도 전국에는 4만 4350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요. 지난해 2월 3만 7055가구 대비 약 20% 증가한 수치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방 광역시를 기준으로 보면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올해 1분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5개 광역시에서 일반 분양되는 물량은 5607가구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116가구에 비해 21.2% 감소한 수준이지만, 최근 청약 실패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과 부산, 전북 등에서 올해 월별 입주 예정 물량 중 2월 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2016년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 올해 더 심해질까요?

이연진 기자 > 네. 한국감정원이 전망한 올해 전국 집값 흐름은 0.3% 상승입니다. 2015년 3.5%, 2016년 0.7%, 지난해 1.5%에 비하면 확연히 줄어든 상승폭인데요.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0.8% 상승, 지방은 0.7% 하락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앞서 살펴봤지만, 새해 들어 서울은 집값이 매주 0.3% 이상씩 상승하고 있어요. 그 점을 감안할 때, 상승의 주도권은 서울이 잡고 있다고 봐도 될까요?

이연진 기자 > 맞습니다. 수도권 전망치인 0.8% 상승 역시 서울을 제외한 경기와 인천 지역은 대체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석되고 있는데요.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가계부채 건전성 강화에 따라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입주 물량 증가가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지방은 앞으로도 집값이 하락할 거라는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서울의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지는 반면, 지방은 혁신도시 등의 입주가 마무리되면서 더 이상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수요가 없기 때문에, 집값 상승 요인이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뚜렷해진 가장 큰 이유를 공급 때문으로 보는 거군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 특히 강남은 인프라나 학군이 탄탄한 데다 대단지 수요가 많은데, 최근 몇 년 새 공급이 이뤄지자, 서울을 떠나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거주했던 수요자들이 서울로 다시 회귀하고 있고요. 또 강남의 경우에는 집이 아닌 하나의 투자라는 인식이 많지만, 지방은 실수요 중에서도 교체 수요가 많은 시장인데, 지역 경제가 중공업 등 지역 기반 산업 침체로 좋지 않아 교체 수요가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새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강남 4구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지방은 하락 폭이 커지고 있는데요. 좀 우려스럽기도 해요.

이연진 기자 > 네. 정부가 강남을 잡으려다가 지방 주택업계 다 죽인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나친 대출 규제가 결국 소득이 있는 실수요자의 지방 주택 구매까지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보완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올해는 입주 물량이 많기 때문에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약세 역시 예상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정부가 서울 강남 집값을 잡겠다고 밀어붙이자, 도리어 지방 부동산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양극화 현상이 현실화되었는데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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