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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느슨한 호텔 위생...피해자는 우리 모두

[기자수첩] 느슨한 호텔 위생...피해자는 우리 모두

구현화 기자입력 : 2018.02.08 05:00:00 | 수정 : 2018.02.07 17:18:48


"하루 이틀 일 아니죠. 청소는 한 방을 30분 안에 마쳐야 웬만한 돈을 쥘 수 있어요. 청소도구를 다 쓸 시간이 없어서 손님이 쓴 수건으로 모든 걸 해결하죠." 

특급호텔 청소 일을 경험해봤다는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호텔에서의 청소 이슈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다는 얘기다. 다만 A씨는 이런 청소 관행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일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외국 호텔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호텔을 이용하는 이들은 일상에서 탈피해 세련되고 깔끔한 곳에서 하루를 보내려는 기분으로 온다. 그러나 최근 특급호텔 세 곳의 청소 직원이 변기를 닦은 솔로 컵을 닦고, 손님이 사용하고 난 수건으로 청소를 하는 등 비위생적인 관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호텔을 이용하던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국내 호텔 청소는 모두 직접고용이 아니라 용역이 담당해오고 있다. 호텔업의 특성상 인건비를 줄여야 이익이 나기 때문이라고 호텔들은 설명하고 있다. 방 하나당으로 임금을 계산하기 때문에 청소 용역들은 최대한 적은 시간 동안에 빠르게 청소를 마쳐야 한다.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에 컵이나 그릇 등은 설거지를 할 엄두도 못 내고 닦아내는 데만 노력한다는 전언이다. 비용을 줄이려는 호텔의 시스템 자체가 '겉핥기 청소'를 부추기고 있는 노릇이다. 

여기에 법상으로도 호텔 측의 책임이 애매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파견법상 용역에게 본사가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못하게 돼 있다. 또 한 명당 한 사람이 방을 맡아 청소하도록 둬 개인 양심에만 맡기고 있는 일의 함정도 문제다. 크로스 체크가 될 수 있도록 팀을 이루어 청소하도록 하는 등 체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호텔들은 이번 일에 당혹스러워하고 부끄러워하면서도 모니터링과 관리 감독에 힘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현상을 파악한 뒤 당장 모니터링을 더 강화하고,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나간다는 것이다. 일부 호텔에서는 혼자 해 왔던 청소를 2~3명이 한 팀을 이뤄 하도록 한다거나, 플로어 매니저가 수시로 들러 확인을 하는 등 바꿀 예정이다. 또 일부 호텔은 문제가 된 컵을 새 컵으로 바로 교체하고, 소독기 등도 추가로 들여오겠다고 공언했다. 

특급호텔들은 그동안 중요성을 덜 느껴왔던 청소 부문에 있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30만원 넘는 호텔을 이용하면서 내 방 화장실만도 못한 위생상태를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호텔이 신뢰를 잃으면 그동안 호텔을 아껴 왔던 고객을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호텔들이 이번 사건을 허투루 여기지 말고 기본으로 돌아가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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