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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서지현 검사 방 뺀 檢, 사과는 말뿐이었나

서지현 검사 방 뺀 檢, 사과는 말뿐이었나

정진용 기자입력 : 2018.02.08 11:12:19 | 수정 : 2018.02.08 11:13:22

피해자가 사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합니다. 용기를 내 사측에 진상조사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기이하게 흘러갑니다.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문제 삼고 '꽃뱀'이라는 소문이 도는 것이죠. 사측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차일피일 미룹니다. 오히려 피해자는 대기발령, 해고 등의 통보를 받게 됩니다. 2차 피해를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등 떠밀리듯 나가는 이들도 허다하죠. 판에 박힌듯한 대한민국 성추행 사건의 현주소입니다. 

검찰도 예외가 아닙니다. 피해자에 대한 근거없는 소문,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 대한 조직의 보복까지. 여지없이 재현되는 중이죠.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한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에 대해 검사실과 직원을 재배치해 '보복성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7일 검찰이 서 검사의 사무실을 아예 없애고 짐을 정리해 관사로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서 검사는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 지난 5일자로 작성된 통영지청 검사 배치표에서 이름이 완전히 빠졌습니다. 또 한 달간 병가를 낸 것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서 검사와 함께 일하던 직원들은 어떻게 됐을까요. 모두 다른 검사에게 이동배치됐습니다.

검찰은 병가에 따른 통상적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통영지청은 8일 입장문을 내 "서 검사가 한 달 진단서를 제출해 병가 중이고 추가로 한 달 더 병가를 쓰겠다고 밝혀 수사관과 직원은 다른 검사실에 배치했다"며 "사건기록도 2개월씩 방치할 수밖에 없어 재배당했다"고 말했습니다. 통영지청은 현재 사무실 부족으로 창고와 대기실을 개조해 검사실로 사용하는 실정이며 직원들도 검사 없이 근무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이같은 조치를 했다고 부연했죠. 또 서 검사에게도 이런 내용을 전달했고 특별히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서 검사 측의 설명은 다릅니다. 서 감사 측은 "짐을 뺐다는 통보를 받았을 뿐 통영지청의 조치는 자신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통영지청의 조치는 자신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일종의 보복 조치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죠. 서 검사는 이미 '인사에 불만을 품어서 8년 전의 일을 폭로했다' '정치에 입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악성 소문으로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검찰의 조치는 서 검사의 가슴에 비수를 꽃는 행위나 다름없었습니다.

내부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검찰의 미흡한 태도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서 검사로부터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머리 숙여 사과했습니다. 또 현재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 단장을 맡은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자격 시비가 한차례 일었습니다. 과거 성추행 사건을 묵인했다는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의 폭로가 나왔기 때문이죠.

검찰 내 성추행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습니다. 지켜보는 눈이 많다는 말이죠. 그러나 피해 사실을 폭로한 서 검사 본인과 협의도 없이 방을 치우고 직원을 재배치하다니요. 피해자에 대한 보복으로 비칠 여지가 다분합니다. 국민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검찰의 '안하무인'격 태도가 읽힌다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요. 검찰의 명확한 해명이 필요합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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