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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서지혜 “‘흑기사’로 드라마 4~5편 찍은 느낌… 샤론 불쌍했어요”

서지혜 “‘흑기사’로 드라마 4~5편 찍은 느낌… 샤론 불쌍했어요”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2.21 07:00:00 | 수정 : 2018.02.26 09:24:14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서지혜가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에서 맡은 샤론은 평범한 악역이 아니다. 주인공인 문수호(김래원), 정해라(신세경)의 서사를 맨 앞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이다. 늙지 않는 저주를 받고 20대의 모습으로 250년을 살아온 샤론이 있었기에 20부라는 긴 드라마가 지루하지 않게 흘러갈 수 있었다. 그녀가 없었다면 ‘흑기사’는 평범하고 밋밋한 로맨스 드라마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서지혜에게 ‘흑기사’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다.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60~70년대를 넘어 현재에 이르기까지 긴 시대를 소화하면서 초능력까지 보여줬다. 250년을 쌓아온 짝사랑은 물론 다시 나타난 문수호의 말 한마디에 흔들리는 여성의 감정도 표현했다. 최근 서울 독서당로 한 식당에서 만난 서지혜는 드라마 시작 전부터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어려웠어요. 샤론이 250년 동안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는 고민을 제일 많이 했죠. 제가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도 큰 숙제였고요. 고민 끝에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나중엔 작가님이 올드한 대사를 많이 써주셔서 그걸 잘 표현하려는 노력도 했고요. 아메리카노를 블랙커피라고 부르는 것처럼 옛날 말을 쓰는 설정이 많았거든요. 짝사랑하는 설정도 처음엔 공감을 못했어요. 어떻게 250년 동안 한 남자만 바라보고 살아왔을까 싶었죠. 지금 시대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자신이 죽지 않는 존재가 됐다는 걸 샤론이 알고 난 이후엔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상대가 백희(장미희)뿐이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진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이 되더라고요.”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지혜는 드라마에 드러나지 않은 샤론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샤론이 250년을 살아가는 동안 분명 문수호와 정해라가 환생을 반복했을 거라는 이야기였다. 이번 생에서 드디어 세 사람이 만나게 돼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흑기사’라는 것이 김인영 작가의 설명이었다. 악역이지만 샤론을 연기하며 공감하는 점도 많았다.

“샤론이 악한 존재로만 비춰지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악(惡)은 아니잖아요. 샤론의 행동에 이유가 있고 나름대로의 아픔도 있다는 점이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다행히 저희가 생각한 느낌 그대로 잘 나왔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도 그렇게 봐주셔서 좋았고요. 찍으면서 샤론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랑을 할 줄도 모르고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표현하는 방식도 어설펐죠. 문수호가 프라이팬을 든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니까 프라이팬을 들고 거울을 바라보는 모습 같은 것이 짠했어요.”

서지혜는 ‘흑기사’를 통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는 배우 서지혜가 주로 차갑고 지적인 도시 여성으로 등장했다면, ‘흑기사’에선 코믹하고 무서운 모습도 보여줬다. 스스로 “저를 다시 한 번 발견하게 해준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했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솔직히 드라마 4~5편을 찍은 느낌이에요. 다양한 장르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사극과 시대극에 액션도 있었죠. 이렇게 한 작품에서 여러 장르를 할 수 있는 드라마가 흔치 않잖아요. 몸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정말 재밌었어요. 즐거워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죠. 예전이었으면 대본을 보고 ‘나 이거 못할 것 같아’라고 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어려워도 ‘해볼까’하는 도전정신이 생겼어요.”

서지혜는 요즘 연기를 할 때마다 예민하다 싶을 정도로 고민을 많이 한다고 했다. 고민을 해야 발전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거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도 더 커졌다. 마지막으로 ‘흑기사’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의 드라마인지를 설명했다.

“작품을 하나씩 끝낼 때마다 얻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제가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두는 편이거든요. 샤론을 연기하면서는 ‘내가 이렇게 미치도록 한 남자를 사랑해본 적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할 때마다 누군가의 인생을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또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배웠어요. 겨울이라 계속 추웠거든요. 인간의 한계를 건드린다 싶을 정도였어요. 너무 춥고 힘들어서 발음도 안 되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때도 있었죠. 예전이었으면 힘들어서 눕고 싶고 하소연하고 싶었을 텐데, 지금은 내려놓고 참아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저 스스로 성장한 느낌이 들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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