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임종석, 운영위서 신경전 “국회 무시하는 것” vs “왜 화풀이를 저에게”

기사승인 2018-02-21 17: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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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임 실장을 증언대로 불러세웠다. 김 의원은 임 실장에게 명령조로 “발언대에 서라”고 요구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오전까지로만 예정돼 있었으나 운영위원장인 김 의원이 오후까지로 시간을 연장한 상태였다. 임 실장은 “여기서도 (발언이) 가능한데 따로 나가서 서야 하냐”고 묻자 김 의원은 “서세요”라며 강경하게 답했다. 

임 실장이 발언대에 서자 김 의원은 청와대 실무직원이 야당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하게 응대하지 않았다고 다그쳤다. 김 의원은 “(직원이) 자조적으로 비꼬면서 웃는 게 ‘자료제출을 성실하게 해달라’는 위원장의 입장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임 실장은 “누가 웃었을 리가 있느냐”며 “제가 성실히 답변드렸다.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은 월요일부터 집중적으로 요청이 들어와 시간을 주십사 한 것”이라고 답했다. 

임 실장의 답변에도 김 의원은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좋다. 지금까지 우리 위원회에 대한 청와대의 자세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원칙대로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 실장은 “왜 화를 저에게 푸시는지 모르겠지만,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가급적 적극적으로 검토해 제출하겠다는데 그마저 시간을 못 주신다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성태·임종석, 운영위서 신경전 “국회 무시하는 것” vs “왜 화풀이를 저에게”김 의원은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과 관련, 청와대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라고 해서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국회에 대해 냉소적 입장을 취하고”라고 말을 흐리며 “집권당의 비호 속에서 운영위원회에 협조를 안 한다면 위원장으로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 언제까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임 실장은 “회의 진행 중에 다른 사람들이 검토해서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라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이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임 실장은 김 의원을 향해 “왜 저에게 이러시는지 진짜 모르겠다”며 “오전에 성실히 답변했다. 위원장님의 명이라 나갔지만 왜 저쪽에 불러 세우시는지 (모르겠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이 “오전에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면 엄중한 진행을 하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오후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서 항의 입장으로 발언대에 세웠는데 잘못됐느냐”고 따져 물었다. 임 실장은 “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르긴 했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항의했다. 그는 “국회에 와서 국회를 무시하는 기관이 어디 있겠느냐”며 “얼마간 시간을 주십사 말씀을 드리는 게 왜 국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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