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업무보고를 위해 출석한 임 실장을 증언대로 불러세웠다. 김 의원은 임 실장에게 명령조로 “발언대에 서라”고 요구했다. 이날 업무보고는 오전까지로만 예정돼 있었으나 운영위원장인 김 의원이 오후까지로 시간을 연장한 상태였다. 임 실장은 “여기서도 (발언이) 가능한데 따로 나가서 서야 하냐”고 묻자 김 의원은 “서세요”라며 강경하게 답했다.
임 실장이 발언대에 서자 김 의원은 청와대 실무직원이 야당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에 성실하게 응대하지 않았다고 다그쳤다. 김 의원은 “(직원이) 자조적으로 비꼬면서 웃는 게 ‘자료제출을 성실하게 해달라’는 위원장의 입장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임 실장은 “누가 웃었을 리가 있느냐”며 “제가 성실히 답변드렸다.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은 월요일부터 집중적으로 요청이 들어와 시간을 주십사 한 것”이라고 답했다.
임 실장의 답변에도 김 의원은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좋다. 지금까지 우리 위원회에 대한 청와대의 자세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원칙대로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 실장은 “왜 화를 저에게 푸시는지 모르겠지만, 소상히 설명드렸다”며 “가급적 적극적으로 검토해 제출하겠다는데 그마저 시간을 못 주신다는 것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료 제출이 늦어진 것과 관련, 청와대에서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청와대라고 해서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국회에 대해 냉소적 입장을 취하고”라고 말을 흐리며 “집권당의 비호 속에서 운영위원회에 협조를 안 한다면 위원장으로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본다. 언제까지 (요청한 자료를) 제출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임 실장은 “회의 진행 중에 다른 사람들이 검토해서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라도 하겠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이 자리로 돌아간 후에도 공방은 이어졌다. 임 실장은 김 의원을 향해 “왜 저에게 이러시는지 진짜 모르겠다”며 “오전에 성실히 답변했다. 위원장님의 명이라 나갔지만 왜 저쪽에 불러 세우시는지 (모르겠다)”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이 “오전에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면 엄중한 진행을 하겠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오후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다. 그래서 항의 입장으로 발언대에 세웠는데 잘못됐느냐”고 따져 물었다. 임 실장은 “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르긴 했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며 항의했다. 그는 “국회에 와서 국회를 무시하는 기관이 어디 있겠느냐”며 “얼마간 시간을 주십사 말씀을 드리는 게 왜 국회의 권능을 무시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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