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료인, '닥터 AI'와 협업해야

기사승인 2018-02-22 00: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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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료인, '닥터 AI'와 협업해야

”임상적으로 인공지능 의사(Dr. AI)는 출현됐다. 의사가 AI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알고리즘 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오는 3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대한의학회 장성구 차기회장(경희대병원 비뇨기과)은 21일 경희의료원 정보행정동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재 장성구 교수 정년기념 MRC 미래의학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가 의료계에도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지 않으면 미래 의료인의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성구 차기회장은 ‘미래 의료인, 무엇을 준비할까’ 주제 발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인류 재앙이라는 불안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컴퓨터 딥러닝(Deep Learning)으로 인해 새로운 인류가 탄생하면 실업, 부의 양극화, 상상을 초월한 특허 전쟁 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의료계가 상당히 보수적이지만 산업혁명의 영향은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대부분의 의료계 중진들은 첨단기술이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국내 500명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7%가 ▲AI의 진료 참여 ▲의사결정에 빅데이터 활용 ▲로봇의 서비스 참여 ▲3D 프린팅 제조 ▲정밀의료와 같은 첨단 기술이 의료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이를 통해 환자 안전문제와 치료 칠 관리, 치료 가이드라인 및 표준화, 의사 결정 과정에서의 환자 참여 등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그러나 의학 교육은 특유의 보수성 때문에 아직도 산업혁명에 대비한 정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격물(格物)적 인지를 제공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교훈적, 암기위주의 교육은 지양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의사와의 협업도 강조했다.

장 회장은 “빅데이터, 인공신경망, 딥러닝 시스템이 융합되면서 의사 알파고는 출현했다. AI 의사가 나오면 의사와 환자 간 소통에 혁신적 변화가 올 것이고 병원 규모와 상관없는 진료가 이뤄질 것이다. 또 명의라 불리는 특정 전문의료인 의존도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진료에 AI를 활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구분될 것이다. AI가 의사인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 하는 말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라며 “내과계를 예로 들면 AI가 지정하는 대로 처방과 진료를 하는 의사는 직업을 잃게 될 것이다. 미래 의사는 AI 의사와 상호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똑똑한 천재 한 명이 1000~2000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다. AI가 그 천재 역할을 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엄청난 변화는 분명한 현실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의사가 AI의 주인이 되려면 알고리즘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AI와 빅데이터, 정보기술 등을 이용해 진료 플랫폼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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