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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조건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무조건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

구현화 기자입력 : 2018.02.23 05:00:00 | 수정 : 2018.02.22 16:51:01


최근 정부가 다이소, H&B 스토어 등에 중기적합업종이나 생계형 적합업종 규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의 급격한 성장으로 골목상권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들 매장은 면적이 3000제곱미터 이하로 그동안 대규모 유통업법에 저촉되지 않았던 매장이었다. 따라서 의무휴업이나 영업시간 제한, 출점 제한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이 전문점들의 매출이 불황 속에서도 급격히 늘고, 이용자수가 늘면서 중소상인에 위협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이 문구관련 단체의 항의를 받아 조사한 결과 다이소 때문에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한 문구점은 92.8%에 달했다. 실제로 동반성장위원회가 6개 광역시의 다이소 인근 문구점을 조사한 결과 다이소나 대형마트의 영향이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되자 다이소는 처음으로 '상생'을 신경쓰고 나섰다. 소상공인과 상생할 수 있는 자발적인 실천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전통시장 주변에 신규 출점을 자제하고, 전통시장 주변에 피치못하게 점포를 내야 하는 경우에는 소상공인들과 상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규제가 지금보다 더 세질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이 생활용품 전문기업의 문구 사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대상으로 지정되거나, H&B 스토어를 생계형 적합 업종으로 지정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여기에 카테고리 품목 제한, 점포 평수 제한, 점포 외곽개설 제한 등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규제의 강도다. 규제가 적절히 이루어져야지 심한 강도로 이루어지면 사업자의 사기를 꺾고,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생은 필요하지만 상생을 이유로 한 과도한 규제는 산업에 독이 된다. 

생활용품 전문점이나 H&B스토어들은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다루는 업체들이고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다이소의 경우 중소기업 제품이 100%를 이루며, H&B스토어의 대표주자인 CJ올리브영도 70%가 중소기업 제품이다. 영세 중간상인을 살리려고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을 때린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대형마트나 다이소 등의 오프라인 매장만이 경쟁자가 아니라 사실은 온라인몰이 숨은 경쟁자라고 할 수 있다. 문구류도 온라인으로 편하게 사는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오프라인 매장만 규제하는 일차원적 규제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중소상인의 경쟁력을 키워주지 않으면 이 모든 문제가 계속해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상생 방안도 자생력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런 알맹이가 빠져 있다면 규제 일변도의 외침은 역풍을 불러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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