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신규간호사 죽음 사회적 타살”…재발방지책 마련해야

“간호사와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이제 모두가 나서야”

기사승인 2018-02-22 11: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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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신규간호사 죽음 사회적 타살”…재발방지책 마련해야최근 발생한 입사 6개월의 신규간호사의 죽음은 모두가 아는 사회적 타살이라며 “보건복지부는 간호사가 더 이상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종합대책을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21일 ‘신규간호사 죽음에 대한 입장서’를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면서 이같이 주장하고 “보건복지부와 해당 병원은 고인과 유가족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산재처리와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신규간호사가 투신한지 1주일이 지나갔다. 1주일 간 언론 보도도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고인이 겪었을 상황이 자신이 처한 상황과 다르지 않다는 간호사들의 공감도 많았다. 고인의 죽음은 대한민국 간호사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동시에, 왜 그 현실은 바뀌지 않는가 하는 무거운 질문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연대본부 측은 “고인은 ‘이브닝 근무를 가면 오후 1시에 가서 다음 날 새벽 5시에 돌아’왔다고 한다. 자그마치 8시간의 초과노동이다. 그러나 간호사들에게는 그다지 놀랍지 않은 일”이라면 지난해 의료연대본부가 진행했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했던 간호사의 70.8%가 조기출근을 한다고 응답했고, 79.6%가 연장근무를 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신규간호사의 초과노동은 특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설문에 의하면 위의 설문조사를 진행한 사업장들에서 최소 16.1%에서 최대 42.4%, 전체의 28%의 간호사들이 업무가 덜 익숙해서 조기출근을 한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 이상은 자신이 업무가 덜 익숙하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연대는 “여러 사업장에서 공통으로, 이렇게 높은 비율의 간호사들이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오히려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 공통적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는 주어진 업무시간 내에 다 완료할 수 없는 과중한 업무량이 바로 그 환경이라는 것이다.

의료연대본부 측은 “이러한 과도한 업무량과 장시간 노동, 직무에 대한 부담감, 권위적인 조직문화 등이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몰아간 것으로 분석 된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는 고인의 죽음을 개인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방향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병원은 조사자가 아니라 책임자로서 모든 상황을 솔직히 밝히는 것이 우선이다. 하루빨리 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건네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하고, 해당 병원 개별로 재발방지책을 내기 어렵다면 정부에 정책제안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무급 시간외노동과 장시간 노동 근절,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개선, 병원 조직문화 개선,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간호인력 배치수준 상향을 위한 활동들을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좋은 나라, 건강한 사회를 바라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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