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월요기획] 경주 알짜배기 건물 ‘다울’의 주인은 MB?

경주 알짜배기 건물 ‘다울’의 주인은 MB?

이소연, 심유철 기자입력 : 2018.02.26 06:00:00 | 수정 : 2018.02.26 12:41:10

경북 경주 신평동 보문관광단지에는 ‘수상한’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알짜배기 땅에 터를 잡고 있는 ‘다울상가’입니다. 상가의 1층에는 음식점, 2·3층에는 각각 호프집과 노래방, 사무실 등이 입주해있습니다. 상가 주변에는 유명한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 시설이 있습니다. 경주월드, 경주세계문화 엑스포공원 등 문화 시설도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 설립 당시 해당 부지는 보문관광단지 내 최고 명당자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상가를 취재하게 된 이유는 실소유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명당을 차지한 운 좋은 건물주로 거론되는 사람은 세 명입니다. 김성우(71) 전 다스 사장과 최모(41·여)씨 그리고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났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입니다.    

다울상가는 앞서 ‘미래상가’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주식회사 ‘미래’에서 지난 1994년 건설, 지난 2014년까지 관리했습니다. 상가의 주인 후보 중 한 명인 김 전 사장은 94년 미래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상가 부지 2443㎡(약 740평)를 개인 명의로 구입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등기부등본으로 상으로는 그가 상가의 실소유주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것은 당시 상가 소유권을 가진 미래의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의 친인척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 대통령의 처남 고(故) 김재정씨의 처가 쪽 인물인 권모(77·여)씨였는데요. 권씨는 고 김씨의 부인 권영미(61)씨의 언니로 알려져 있습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주가 다르면 매매 절차가 까다로워집니다.  

상가 건설 즈음, 보문관광단지 일대에 개발 호재가 일었다는 점도 의혹을 더합니다. 김 전 사장이 부지를 구매한 시기는 94년 4월입니다. 약 4개월 후, 정부는 부지가 위치한 보문관광단지를 ‘관광특구’로 지정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시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었습니다. 개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각종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차명재산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고 김씨 사후인 지난 2011년 미래의 지배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고 김씨의 처가 인물은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미래의 마지막 주인 후보인 최씨가 대표로 이름을 올립니다. 최씨는 다스에서 비서로 재직했던 인물입니다. 김 전 사장과 밀접한 관계라고 전해집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인 권승호 전 다스 전무도 같은 시기 미래의 이사로 등재됐습니다.   

미래상가는 차명 의혹을 받는 타 재산과 조금 다른 길을 걷습니다. 최씨는 미래가 소유했던 상가와 김 전 사장 소유의 토지를 사들입니다. 등기에 따르면 토지는 10억원에, 상가는 13억6363만원에 매매됐습니다. 미래는 더 이상 미래상가의 주인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최씨가 상가와 토지의 소유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게 됐죠. 다만 지난 2014년 3월과 2016년 8월에 근저당을 설정합니다. 근저당권자는 불국사농협으로 채권최고액은 각각 11억8800만원, 3억에 달했습니다. 근저당이 설정되면 등기상 소유주의 권리행사가 제한됩니다.  

현재 상가는 ‘다울’이라는 회사에서 관리 중입니다. 상가 3층에 입주해있습니다. 다울 앞으로 오는 우편물에는 최씨의 이름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지난 8일 다울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다울 사무실의 현관은 대갓집의 대문을 연상케 했습니다. 열려 있는 현관을 지나 사무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최씨는 없었지만, 한 남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최씨를 도와 상가를 관리한다는 공인중개사였습니다. 그는 “이곳이 미래 사무실이 맞느냐”는 질문에 “다울로 이름을 바꾼 지 오래됐다”고 답했습니다. 다울이라는 이름을 가진 전국의 모든 법인 등기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경주 신평동에 주소를 둔 다울이라는 법인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최씨가 다울을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 명의로 등록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시 다울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당사자 최씨에게 직접 답을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최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기자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최씨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대화를 거부했습니다. 다급하게 김 전 사장과의 관계 등에 관해 물었지만 최씨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다스와 여러 부동산의 경우, 취재를 진행하면서 ‘그분’의 것이라는 의혹이 짙어졌습니다. 취재원들 역시 확신을 갖고 말했죠. 그러나 미래는 달랐습니다. 속 시원하게 주인의 이름을 말해주는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다스 내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과거 김 전 사장이 경주 내 30억원대 땅을 최씨의 이름으로 사놨는데 이 전 대통령에게 이 사실이 알려져 엄청 혼났다는 이야기가 돌았다”며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사장에게 ‘네가 뭔데 내 땅 마음대로 하느냐’는 식으로 화를 냈다”고 전했습니다.  

미래가 온전히 최씨의 것이 된 것인지 아니면 최씨가 누군가의 재산을 관리해주고 있는 것인지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미래 그리고 다울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알쏭달쏭합니다. 다스의 비서였던 최씨가 이 전 대통령 일가의 회사를 산 것은 단지 우연일까요. 

쿠키뉴스 기획취재팀 이소연, 심유철 기자 spotlight@kukinews.com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맨 위로




photo pick

이미지
SPONSORED

기자수첩

������

월요기획

������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