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한국지엠(GM) 전철 밟는 금호타이어?!

기사승인 2018-03-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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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한국지엠(GM) 전철 밟는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 과정을 두고 쌍용차와 한국지엠(GM)과 판박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일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6463억원을 투자받는다. 계약금은 총 투자액의 5%인 323억원으로 정했으며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올해 상반기 중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며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의 지분은 42%에서 23.1%로 줄어들게 된다.

투자 조건으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고용을 3년간 보장하고, 지분 매각도 더블스타는 3년, 채권단은 5년간 제한하기로 했다. 더블스타는 5년이 지나거나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할 때까지는 최대주주를 유지해야 한다.

더블스타는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으로 955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중국 타이어 업체다. 인수협상 과정에서 금호타이어의 고용승계 기간 등을 이유로 가격 인하를 요구해 결국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더블스타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원매자가 없다는 점에서 더블스타가 가장 유력한 인수업체로 점쳐지곤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가 2004년 쌍용차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우그룹 몰락과 함께 1999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됐다. 당시 상하이차는 쌍용차 지분 48.9%를 5900억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설비에 추가 투자하고 경영진과 종업원의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수 후 4년 동안 한 푼도 투자하지 않았고, 오히려 인수 1년 반 만에 대규모 해고계획까지 밝혔다. 말 그대로 중국기업이 국내 기업의 기술만 빼내고 되팔아버린 ‘먹튀’ 사태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이와 관련해 국내 유일의 항공기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금호타이어는 방산업체다. 중국 기업에 매각되면서 핵심기술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또 최근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사태, 철수설까지 휩싸인 한국지엠의 경영 부실이 수년간 누적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된 것과 관련해 지분 17%를 보유한 2대 주주 산업은행이 주주감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책임론이 제기됐다.

GM의 한국지엠 군산공장 5월 폐쇄 결정 발표 사흘 전인 지난달 9일 부평 한국지엠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3명은 군산공장 폐쇄 및 희망퇴직 등의 안건에 대해 별다른 의견표명 없이 기권표를 던졌다. 공장이 폐쇄되면 2000여 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130여 협력업체와 직원 역시 길거리에 내몰리게 되는 중대한 결정을 하는 회의인 데도 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업계관계자는 “과거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기차가 투자와 고용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고 기술만 빼돌리면서 대량 해고 사태를 초래한 전례가 있어서 중국 자본으로의 국내 기업 매각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산업은행이 주주 감사권을 GM사례처럼 제대로 발동하지 않는다면 또 재발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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