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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무한도전’의 불투명한 미래, 변화일까 위기일까

‘무한도전’의 불투명한 미래, 변화일까 위기일까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3.08 13:35:34 | 수정 : 2018.03.13 14:41:28

사진=MBC 제공


MBC ‘무한도전’이 안개 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목적지도 불분명하고 앞길도 보이지 않습니다. 12년 만에 종영을 앞둔 ‘무한도전’의 현 상황입니다.

‘무한도전’의 변화가 처음 감지된 건 지난 1월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의 신년 기자간담회였습니다. 최승호 사장은 취임 1개월 동안 MBC에 일어난 변화들을 설명했습니다. 이전과 다른 MBC가 될 것이고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맞을지 기대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에 ‘무한도전’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시즌제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최 사장은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 문제에 대해서 아직은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무한도전’ 내부에서 김태호 PD를 중심으로 어떤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얘기였죠. 그 변화가 어떤 종류의 것인지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뭔가 진행 중이라는 건 분명했습니다.

변화의 정체는 단순한 시즌제 전환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27일 김태호 PD의 하차 소식이 전해진 것이죠. 나영석 PD와 함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PD인 김태호 PD는 방송인 유재석과 함께 ‘무한도전’의 상징이었습니다. 둘 중 한 사람만 없어도 ‘무한도전’이 지금처럼 존재하기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티즌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MBC 측은 김 PD가 ‘무한도전’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건 아니라며 크리에이터로서 계속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무한도전’의 팬들로선 한 시름 걱정을 덜 수 있었죠. MBC '나 혼자 산다', '우리 결혼했어요' 등을 연출한 최행호 PD가 후임으로 낙점됐다는 소식도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기존 멤버들의 하차설이 불거지면서 시작됐습니다. 단순한 시즌제 전환이나 김태호 PD의 하차보다 더 큰 변화를 예감하게 하는 소식이었습니다. ‘무한도전’ 원년 멤버라 할 수 있는 유재석, 정준하, 박명수, 하하만 하차하고, 새 멤버인 양세형, 조세호가 다음 시즌에 출연한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아예 모든 멤버가 하차하고 완전히 새로운 멤버로 새 시즌을 시작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타이틀과 형식만 남기고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죠.

이에 MBC 권석 예능본부장이 직접 기자들과 만나 솔직한 얘기를 전했습니다. 지난 7일 열린 MBC 새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발표회가 끝난 후 기자석에 나타난 권 본부장은 “‘무한도전’이 새 판을 짜는 게 맞고, 최행호 PD가 연출을 맡는다. 오는 31일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건 모든 멤버들이 (다음 시즌에) 다 같이 가는 거다”라며 “생각이 각자 달라서 논의 중이다. 전화도 하고 직접 녹화장에 찾아가서 만나고 있다. 논의를 하면서 결정이 날 것 같다. 아직까진 정해진 건 없다”고 전했습니다.

새 시즌 시작 시기에 대한 질문에 권 본부장은 “아직 모양새가 안 정해졌다”며 “‘무한도전’ 시즌2로 갈 수도 있고, 다른 형태로 갈 수도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김태호 PD는 좀 쉬는 기간을 갖는 시즌제를 원하는 것 같다”며 “KBS2 ‘1박 2일’처럼 바로 연결돼서 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권 본부장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멤버 교체 문제는 멤버들의 손에 달린 상황입니다. 끌고 가려는 방송사 측과 하차하려는 멤버들이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읽힙니다. 방송사 측에선 시즌2 안착을 위해서라도 기존 멤버들을 끌고 가는 것이 더 안정적인 선택입니다. 시청자들의 반발도 덜 하겠죠.

출연자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습니다. 너무 긴 시간 동안 출연한 프로그램이고 더 이상 새롭게 보여줄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충분히 많은 걸 보여줬으니까요. 또 김태호 PD의 하차가 주는 영향력도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PD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처음 겪는 큰 변화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길 수 있다는 걱정도 들 수 있겠죠. 언젠가 하차한다면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라 생각하지 않을까요.

‘무한도전’은 유독 시청자들의 입김이 센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도 ‘무한도전’ 관련 기사와 게시글엔 기존 멤버들의 하차를 반대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무한도전’ 종영과 하차를 반대하는 글도 수십 건 올라오는 상황이죠. 하지만 그동안 웃겨줘서 고마웠다는 반응, ‘무한도전’ 때문에 힘든 시기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응원하는 반응도 많습니다. 하차, 폐지 소식이 나오기만 해도 격렬한 반응을 보였던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무한도전’이 겪는 진통이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성장통인지, 위기를 알리는 경고등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을 믿고 아꼈던 시청자들이라면, 지금은 일단 믿고 지켜보는 것이 그들에게 느끼는 고마움에 보답하는 길이지 않을까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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