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한국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기사승인 2018-03-10 10: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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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한국당에서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게 개인 생활이라는 것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저는 뉴스를 하는 것을 사랑했고, 굉장히 매진해 왔던 것 같다.”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는 지난 9일 오전 11시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이렇게 많은 분들과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오랜만이고 제가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이 순간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환영 인사말을 전했다. 
 
배현진 전 아나운서는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제가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던 지난 2012년 민주노총 산하 MBC언론노조가 대규모 파업당시 뉴스데스크 앵커였던 저는 노조가 주장하던 파업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파업 참여 100일 만에 파업불참과 노조탈퇴를 전격 선언했다. 연차가 어린 여성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아마도 제가 알기로는 창사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후 저는 인격적으로 몹시 모독감을 느낄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계속해서 받아오고 있고 약 석달 전엔 정식 인사통보도 받지 못한 채로 8년 가까이 진행해오던 뉴스에서 쫓겨나듯이 하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자들에게 마땅히 올렸어야 할 마지막 인사조차 못했다. 그 이후는 저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로 회사 모처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상태로 지내왔다. 그래도 저는 그간 큰 책무를 내려놓고 개인의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왔다. 하지만 저와 마찬가지로 파업을 반대했던 제 동료 언론인들은 세상이 잘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애석한 일”이라며 “MBC안에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저는 이런 현상이 비단 저희 방송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고 대한민국을 일궈온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가치 이를테면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에서 이야기하는 자유라는 가치가 파탄 위기에 놓여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과 위기감을 느꼈다. 아마 국민들께서도 그 실상을 좀 더 보신다면 공감하시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제가 몸담았던 MBC를 포함해 공영방송이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래서 깊은 고민 끝에 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MBC를 떠나서 이 자리에 서게 되었다”며 “많은 분들이 아시는 대로 정치라는 영역은 저에게 몹시 생소한 분야고 기대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가 앞서 말씀드린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 설 수 있고 방송본연의 모습을 찾아 갈 수 있도록 이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는 각오로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다 해나겠다. 본인의 소신을 따른 대가로 사회에서 분리와 차별받는 일은 앞으로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대한민국 만들기 위해 제가 노력하겠다. 부족하지만 지켜봐주시고 계속해서 응원해주기 바란다. 고맙다”고 말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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