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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들이 치료 안 받고 거리로 나온 이유

송금종 기자입력 : 2018.03.14 05:00:00 | 수정 : 2018.03.14 09:09:14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이 피켓을 든 사람들로 붐볐다. 이날은 미세먼지가 가득해 하나같이 마스크 차림이었다. 피켓에는 ‘고객 몰래 보험증권 위조한 A생명’ ‘암 입원일당 보험적폐 청산’ 등이 적혀있다. 이들은 암 환자다. 환자들이 치료를 받아야 할 시간에 거리로 나온 이유는 다름 아닌 보험금 때문이다.

이들은 요양병원 입원 중 받은 치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놓고 보험회사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보험 약관상 ‘직접 목적 치료’만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요양병원 입원이 암 직접 치료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를 두고 갈등이 생긴 것이다.

현재 보험사와 금감원은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 등 세 가지만 직접 치료로 인정하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받은 치료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은 ‘암 치료 후 발생한 후유증을 완화하거나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입원은 직접 치료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계약한 보험 약관에는 직접 치료가 무엇인지 기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약관에는 환자가 자택에서 치료가 곤란할 경우 입원해 후속 치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은 담고 있다. 의료법 3조 2항에 준하는 의료기관에 입원할 수 있는데 요양병원도 포함된다.

암입원일당 보험금 부지급 횡포고발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요양병원에서 하는 치료는 환자들에게 필수적이다. 방사선이나 항암 후 재발을 막기 위한 추가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이때 쓰이는 게 압노바, 자닥신 등으로 식약처와 보건복지부에 종양치료제로 등록돼 있다.

센터 측은 보험사와 금감원이 약관에도 없는 내용을 빌미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원리 원칙대로라면 반드시 받아야할 돈이다”며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고 해서 보험금을 무조건 못 받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른바 나이롱 환자 등 보험사기를 예방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A보험사 관계자는 “요양병원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어서 고객과 늘 실랑이가 있다”며 “암 치료로 인정되면 보험금이 지급되고 아닌 경우 민원으로 가면 추가 절차를 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료 자문인을 채용해서 데리고 있는 거라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문제지만 국가에서 나서서 정리해주지도 않아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센터는 보험사 보험금 미지급 행위를 묵과한 감독당국에도 책임을 물었다. 센터는 이날 금감원 입구에서 네 번째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센터 추산 250명이 집결했다. 센터 측은 “금감원이 보험민원을 해결하기는커녕 분쟁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안 주려고 담합하게끔 사실상 방치했다는 것이다.

억울하기는 금감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금감원은 방법을 강구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센터와 만나 보험 분쟁 조정이 판례가 아닌 약관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간 민원 분쟁 조정방식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셈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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