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주총서 "중동·호주 등 글로벌 신시장 개척하겠다"(종합)

기사승인 2018-03-16 14: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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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 주총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지난해 실적 감소를 겪은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하겠다"며 "중동, 호주 등 신시장 개척, 미주·아세안 시장에서의 신규 브랜드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 북미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성과에 힘입어 해외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중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로 인해 국내 면세 채널 부진 및 주요 관광 상권 위축이 가속화되며 국내 시장은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사드 갈등 여파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4% 감소한 73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0% 줄어든 6조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 30% 감소한 5조1238억원, 5964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이 LG생활건강에 뒤졌고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업계 1위를 LG생활건강에 내줬다.

이날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주들은 감사보고, 영업보고, 부의안건들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현금배당은 보통주 360원, 우선주 365원으로 확정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으로는 최정일 세종연구소 이사를 재선임했고, 서경배 회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김진영 연세의료원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앞서 대신경제연구소와 좋은지배연구소는 김진영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김 사외이사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자문용역을 수행해 독립성 결격요인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주총에서는 반대의견 없이 원안이 그대로 통과됐다. 

아모레퍼시픽은 또 서경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승인하고 안세홍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현금배당은 보통주 1280원, 우선주 1285원으로 확정했다.

이날 주주총회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의장은 그룹 주총의 경우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가, 아모레퍼시픽 개별회사 주총의 경우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맡아 이끌었다.

한편 이날 주총장에 온 기자들과 만난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최근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위 조사 등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내부거래 비중에 대해서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며 운을 떼고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사업에 집중돼 있어 포장지, 용기 등 화장품과 관련한 사업이 수직계열화 되어 있어 내부거래로 볼 수 있는데, 외부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있다면 밖에서 했겠지만 그렇지 못해 내부 계열사와만 협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이 아모레퍼시픽을 실적에서 제친 데 대해서는 "LG생활건강이 잘했는데 우리도 잘 할 것이다"라며 "그동안 무엇 때문에 어려웠는가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 상품과 고객, 디지털 시대 등 3대 축을 바탕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외 확장도 강조했다. 배 대표는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중국 아세안 미국 중심으로 하되 기타지역, 중동·호주·필리핀·러시아 시장에도 계속 준비중이다"라며 "한국시장에서도 더 하고, 외국에서도 더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초기 셋업을 얼마만큼 하느냐에 따라 나중에 성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목표를 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잠재력 큰 시장 위주로 가니까 기회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번에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김진영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 센터장에 대한 독립성 논란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원래 그 분은 호텔 환경 전문가로, 건물을 지을 때 업무환경 구현을 위한 환경 전문가가 필요했다"며 "공간도 바뀌고 업무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전문성을 위해 모셨다"고 해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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