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M’ 매출 4위 선방...장기 흥행 가능할까

기사승인 2018-03-2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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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비티의 모바일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라그나로크M’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4위까지 오르면서 흥행 지속 여부에 관심이 올라가고 있다.

라그나로크M은 지난 14일 출시 이틀 만에 구글 매출 10위, 애플 앱스토어 3위로 순위권에 등장했다. 이후 첫 주말을 맞아 구글 매출 4위까지 올라 19일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애플 매출 2위, 양대 마켓 인기 순위는 1위를 기록 중이다.

라그나로크M은 그라비티의 대표작 ‘라그나로크’ 시리즈를 중국 게임사가 모바일로 각색한 ‘선경전설RO’의 국내 서비스 버전으로 사전예약에만 200만 명이 몰렸다. 이용자가 가장 많이 몰린 출시 당일에도 큰 접속 장애를 보이지 않아 이전부터 모바일게임계에 제기된 서버 운영 우려도 불식시켰다.

현재 구글 매출 기준 라그나로크M 위로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리니지2 레볼루션’이 버티고 있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두 지난해부터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장기 흥행작이며 검은사막 모바일은 이달 초 두 리니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 보름 이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라그나로크M이 이들 상위 3개 게임처럼 매출 상위권에 오래 머물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 게임 특성과 시장 환경을 보면 흥행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 이를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우선 올해 출시된 모바일 게임 중에는 비슷한 패턴으로 초반 주목을 받았다가 오래지 않아 매출 순위 하락을 보인 작품이 많다.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거나 오랜 준비 기간을 거친 기대작들 다수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1월 11일 넥슨인 출시한 ‘열혈강호M’의 경우 구글 매출 4위까지 올랐다가 이날 기준 36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달 12일 출시된 게임빌의 ‘로열블러드’는 8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200위 밖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25일 넥슨이 5년 반의 긴 준비 기간을 거쳐 선보인 ‘야생의 땅:듀랑고’ 역시 4위에서 2개월이 채 안된 이날 69위로 하락했다. 단숨에 3위권 벽을 넘어선 검은사막 모바일을 외에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라그나로크M의 특수성도 순위 변동에 변수가 될 수 있다. ‘동화적 감성’의 원작에 충실한 만큼 캐릭터 디자인이나 음악, 그래픽 스타일에 향수를 느끼는 골수 팬의 수요가 초반에 몰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열혈강호M도 원작 만화에 충실한 콘텐츠로 기존 팬층을 공략, 초반에 상대적 수요가 몰렸으며 넥슨의 인기 PC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 기반 ‘메이플스토리M(46위)’과 ‘메이플블리츠X(364위)’는 흥행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그라비티가 앞서 라그나로크를 소재로 출시한 ‘라그나로크:포링의 역습’ 역시 100위권에 겨우 걸쳐있는 수준이다.

리니지 시리즈나 검은사막 모바일 역시 원작 PC온라인 게임 IP(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하지만 단순히 원작의 캐릭터나 세계관이 아닌 전투 등 게임 시스템 자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라그나로크M은 전투와 조작 인터페이스 등은 다소 단순한 반면 캐릭터와 배경 등 그래픽 부분에서 1990~2000년대 게임의 향수를 살리며 상대적으로 IP에 의존적인 구성이다.

다만 라그나로크M의 장르가 비교적 긴 플레이 시간을 요구하는 MMORPG라는 점은 흥행 지속에 유리한 부분으로 꼽힌다. 이는 리니지 시리즈·검은사막 모바일과 유사한데, 오랜 기간 캐릭터 육성 과정에서 이용자 충성도를 쌓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라그나로크M’ 매출 4위 선방...장기 흥행 가능할까

라그나로크M 특유의 유저 소통 시스템도 장수 요소로 꼽힌다. 캐릭터 간 손을 잡고 이동하거나 다양한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고 길드 구성원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커뮤니티를 통한 재미를 보다 오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그라비티는 지난해 1월부터 중국에서 서비스한 2.0 버전으로 라그나로크M을 선보였다. 앞선 중국 버전과 콘텐츠를 최대한 빨리 맞춘다는 방침으로 3개월에 한 번 대형 업데이트, 1개월 주기의 소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추후 게임 내에서 ‘결혼’까지 가능하도록 업데이트가 이뤄져 커뮤니티 요소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원작 IP에 대한 충성도가 높을 수록 초반에 수요가 몰려 상대적으로 후반에 힘이 빠져 보일 수 있다”며 “게임사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이용자와 신규 이용자를 고르게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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