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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②표창원 “분노에 차있던 박근혜 정권 시절, 지금은 상황 달라졌죠”

이소연 기자입력 : 2018.03.21 06:00:00 | 수정 : 2018.04.05 17:12:28

의견을 내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은 경찰대학 교수 시절, 국가정보원(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이 즉시 현장에 진입해 국정원의 증거인멸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SNS에 기재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는 날선 비판으로 당시 여권의 포화를 맞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의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으로서의 ‘신고식’을 톡톡히 치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당 의원으로 약 1년을 보낸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표 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해 5월까지는 SNS에 현안에 대한 생각을 많이 게재했는데 최근에는 좀 뜸해진 것 같다

느낌대로 글을 올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조금 찔린다. 과거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야당 그리고 야인이었을 때는 매일 매일 분노에 차 있었던 것 같다. 가만히 있으면 자꾸 안 좋은 방향으로 국가가 흘러간다는 걱정이 있었다. 불의와 범죄에 넘어갈 것 같은 조바심이 있었다. 한 건이라도 놓칠까 봐 눈에 불을 켜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은 여당이다 보니 야당의 문제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싶지 않다. 국회 일정 파행이나 막말 등을 보면 과거에는 쏟아냈을 텐데 꾹꾹 참는다. 인내심도 커졌다. 야당은 여당을 비판할 권리가 있다. 또 야당을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아우르며 협치를 도모해야 한다.

-2016년 탄핵정국 당시 휴대폰 번호를 공개해 화제가 됐다. 최근에도 문자 메시지가 자주 오나

문자는 계속 오고 있다. 다만 과거처럼 욕이나 비난이 뜨겁게 오지는 않는다. 이미 보내실 내용을 다 보내신 게 아닐까. 최근에는 개인적인 민원을 보내시는 분들도 있다. 앞서 온 문자들을 모두 분석했다. 우호·중립·적대적 메시지로 나눠서 데이터베이스를 분류, 연말에 답장을 전송했다. 적대적 메시지를 보낸 분께 ‘우리 함께 보수의 가치를 찾읍시다’라고 보냈다. 그러자 어떤 분은 ‘문자 보내지말아라’며 화를 내시더라. 그럼 ‘저한테 먼저 연락하시지 않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다면

여러 메시지가 있지만 지금 당장 떠올리자니 아무래도 험한 욕설과 비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탄핵 정국 당시에는 ‘지금 도끼 들고 찾아간다. 너 어디 가지 마라’ ‘방탄복은 입고 다니냐’ ‘네 등에는 칼 안 들어갈 것 같으냐’ 등등 메시지가 자주 왔다. ‘너는 원래 보수주의자인데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며 저를 설득하려는 사려 깊은 장문 메시지도 기억에 남는다.     

-지난 2012년 정계 입문 전, SNS에 ‘보수주의자로서 경고한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여전히 본인은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나는 보수주의자다. 본인을 보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진정한 보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하고 싶다. 꼭 보수와 진보가 적대적일 필요는 없다. 진보가 친북이고 위험하니까 배척해야 한다는 과거의 틀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그런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서 보수주의자라는 것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경찰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프로파일러, 경찰대학 교수로 활동했기에 누구보다 경찰에 대한 애정도 깊고 생리를 잘 알 것 같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다시 추락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다면

경찰은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조직이다. 공정성은 생명이다. 권력의 하수인으로서 대국민 선전전을 벌였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한편으로 더 늦지 않고 지금 제기된 것이 다행이다. 환부는 햇볕을 쪼이고 봉합하고 치료해 새살을 돋게 만들어야 한다. 경찰은 아직 더 밝혀지지 않은 것이 무엇이냐는 태도로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 이미지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현안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바닥까지 다 드러내야 한다. 이후 책임자를 엄벌하고, 국민에게 과거에 대해 사죄하는 것이 옳다. 경찰은 원인이 된 제도·문화·법적 문제를 개선한 후, 다시 하나하나 신뢰 쌓아가야 한다. 

‘인권경찰’로 나아가기 위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솔직해져야 한다. 과거에 발생했던 고문·조작 사건을 부끄러워하거나 감추려 하지 말아야 한다. ‘과거는 묻지 마세요. 이제부터 달라질게요’는 언제든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5년간 옥살이를 한 정원섭 목사 사건 등에 대한 사죄가 있어야 한다. 통렬한 반성과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인권경찰로 나아갈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경찰의 모습과 현재 경찰의 모습이 달라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달라져야 하고 달라질 수밖에 없다. 경찰이 유지해야 할 치안은 집권 정부의 방향성에 따라 변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가졌던 치안에 대한 철학이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국가의 안보와 사회질서 유지를 개인의 인권보다 더 중요시 여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인권과 진실, 정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정부의 방향이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한 이철성 경찰청장을 잔류시킨 것에 대한 비판도 일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법에는 경찰청장의 임기가 정해져 있다. 청장의 임기는 경찰이 권력에 휘둘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 청장이 국정농단 관련 의혹을 받았지만 명확한 근거가 제시되지는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그에게 자리를 내려놓으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처사일 수밖에 없다. 이 청장이 고위간부로 재직하던 시절, 경찰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등에 정치적 편향성을 보인 것은 사실이다. 다만 그 시기에 있던 모든 개별 경찰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이 청장이 임기를 마치는 것이야말로 법치국가 원칙에 부합하는 일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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