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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무심코 접수한 신고에 택시기사 운다

무심코 접수한 신고에 택시기사 운다

김도현 기자입력 : 2018.03.29 14:19:22 | 수정 : 2018.03.29 14:19:33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별생각 없이 한 행동이 상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가 급할 때마다 찾는 택시에도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5분도 걸리지 않는 민원신고가 택시기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입니다.

지난해 다산콜센터에 접수된 서울 택시 민원은 1만8646건이었습니다. 민원 내용으로는 승차거부를 비롯해 불친절, 부당요금, 장기정차, 사업구역 외 영업, 도중하차, 합승 등이 있습니다. 신고 민원 중 행정 처분(과태료 부과, 자격 정지 등)된 사례는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민원이 객관성을 증명하기 어려워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잘못에 대한 처벌은 꼭 필요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신고로 억울한 택시기사가 생겨서도 안 될 일입니다. 다산콜센터에 따르면 차량번호를 오인해 엉뚱한 택시를 신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허위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택시 관련 민원을 접수한 다산콜센터는 해당 내용을 서울시 교통불편신고 조사팀으로 이관합니다. 이후 택시가 소속된 구청으로 보내집니다. 민원이 접수된 택시의 운전사는 경위서를 제출하거나, 구청을 방문해 소명해야 합니다. 

무고하더라도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억울하게 신고당한 택시기사는 민원 처리 과정에서 심적 고통과 금전적 피해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삼자대면을 통해 해결하려 해도, 신고자 보호 원칙으로 불가능합니다. 제대로 된 해명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이죠. 도움을 줘야 할 회사는 오히려 문제를 일으켰다고 나무랄 뿐입니다.

손님의 기분에 따라 신고 당한 경험 있는 택시기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10년 넘게 택시를 몰아온 김모(56)씨는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고 이동했는데, 손님이 ‘자기가 알던 길로 가지 않았다’면서 신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손님들에게 길을 물었습니다. 그러나 “길도 모르면서 택시기사 하느냐”는 구박이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택시기사 이모(47)씨도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이씨는 5차선 대로를 지나던 중 신호를 받고 3차선에 정차했습니다. 그때 한 손님이 택시로 뛰어오자, 놀란 이씨는 “위험해서 탈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손님은 “왜 승차거부 하느냐”고 화를 내며 이씨를 신고했습니다. 이외에도 택시호출앱에 입력한 장소와 다른 목적지를 요구한 승객에게 난색을 표하자, 승차거부로 신고를 당한 택시기사도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포구에서 택시 영업을 하는 정모(52)씨는 “(회사 택시의 경우) 블랙박스가 2시간마다 리셋돼 모든 기록을 남길 수 없다”며 “많은 승객들을 다 기억하지 못해, 민원을 소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블랙박스 기록 저장시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상황입니다.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논의될 정도로 승객과 택시기사 사이의 불신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민원 내용을 명확하게 밝혀내고, 잘못한 부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러나 승객과 택시기사의 갈등을 해결할 가장 손쉬운 방법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요.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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