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에 의료계 반발 2차전…"186개 의학회, 강력 대처할 것"

기사승인 2018-04-05 18: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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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의료진 구속'에 의료계 반발 2차전…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에 연루된 의료진 3명이 지난 4일 업무상과실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구속을 철회하라는 성명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대한의학회는 5일 오후 의료인의 구속수사에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의학회는 "불행한 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확한 원인규명 및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함에 깊이 통감한다"면서도 "수사당국이 개인 의료인의 구속수사를 결정한 것에 대하여서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모든 증거가 확보된 상태에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의료인 개인의 구속은 사건 본질을 흐리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건은 의료인 개인뿐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계 전반에 축적된 구조적 문제점이 모여 발생한 사태로, 개인의 구속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행위가 중환자 의료행위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음을 크게 염려된다"며 "대한소아과학회 및 대한신생아학회의 성명을 적극 지지하며, 향후 186개 회원학회의 뜻을 물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모체태아의학회도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사법당국을 규탄했다.

공동학회는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3인이 업무상과실이라는 이유로 구속수감 된 데 대하여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이 불행한 사건은 제한된 의료자원으로 무한한 성과를 추구하려는 기형적 의료시스템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인재"라고 주장했다.

또 "그동안 재난적 의료현실을 온 몸으로 버텨 온 소아과 의사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구속된 3인은 영리추구 목적으로 미숙아 분만을 조장한 것도 아니고 사익을 위해 환자 모객에 나선 것도 아니다. 산부인과 의사는 불의의 조산 위기 상황에서 다급하게 병원을 찾은 산모의 안전한 출산을 도왔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학회는 "우리는 원인규명과 철저한 수사에 반대하지 않는다. 단지 해당 의료진의 직무 수행이 의도적인 감염 유발 행위가 아님에도 100일도 더 지난 시점에서의 인신구속을 감행하는 것은 무리한 사법처리요, 실적위주의 수사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이 '잘못된 관행을 묵인·방치해 지도·감독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점에 대해서도 "경찰 스스로 감염 경로를 특정하지 못하고 감염원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해 중환자실 관리자에게 책임을 씌웠다는 반증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들은 "사법당국의 금번 조치는 분만실 폐쇄와 산부인과 의사들의 분만관련 분쟁에 대한 공포를 더더욱 확대시켜 장차 우리나라의 분만 인프라를 황폐화 시킬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불행한 일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건당국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엄중하게 요구하며 사법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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