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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증권 사태를 바라보는 세가지 단상

삼성증권 사태를 바라보는 세가지 단상

유수환 기자입력 : 2018.04.12 07:00:00 | 수정 : 2018.04.12 16:43:58


“이렇게까지 국내 금융 시스템이 허술할지는 상상 조차 못한 일”

삼성증권의 사상 초유의 배당 사고(이른바 ‘유령주식’ 발행)와 관련해 많은 금융업계 종사자들의 한탄 섞인 발언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전산 상의 오류 혹은 직원 개인의 일탈로 돌리기엔 복합적인 문제로 얽혀 있다. 

첫째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약 28억주, 110조원)이 발행되어 직원들 계좌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삼성증권이 보유한 상장 주식수(8930만주) 보다 많은 주식이 아무런 제재 없이 발행됐다. 

기본적으로 전산 오류 보다는 주문 과정에 있어서 제대로 된 안전장치(내부 통제)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다. 

두 번째 문제는 삼성증권 외 타 증권사 4곳의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도 현금과 주식배당을 같이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을 거치지 않고도 주식배당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배당 업무 시스템에 대해 그동안 금융당국은 어떠한 문제제기도 한 적이 없다. 

금융감독원 등이 이번 사건을 ‘사상 초유의 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결함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번 사태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부실한 금융 체계의 부작용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례이다.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현재 당면한 문제다. 수익 감소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구축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취임한 구성훈 대표이사로서는 뼈 아픈 대목이다. 실무와 이론을 갖췄다는 구 대표가 임기 첫 해부터 대형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삼성그룹에서 증권업의 입지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삼성증권이 실적은 계열사 내에서 비중이 적지만 제재가 많았다는 점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라며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이상 그룹 내 입지는 더더욱 축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정점은 삼성생명이다. 이번 사태로 삼성증권은 또다시 매각설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초대형IB 사업 구축을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현재는 그룹 내에서 추락한 입지를 회복해야 하는 최대위기에 봉착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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