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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선생님이 건강해야 아이들도 건강하다

보육교사 근무환경, 대체교사가 해답은 아냐

유수인 기자입력 : 2018.04.13 00:09:00 | 수정 : 2018.04.12 18:13:01

“교사 한 명이 보는 아이 수가 너무 많다”, “주 52시간 근무는 무슨, 평가 인증 때문에 내 아내 매일 12시에 들어온다”, “근무시간 단축 말곤 답이 없다”, “연차? 꿈도 못 꾼다. 점심시간? 없다. 아프면? 병원 못 간다 잠깐이라도 못 간다. 대체교사? 몇 달 전에 예약해야 하고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대체교사 쓰면 월급 줄어든다”, “초등교사인데...학교상담이나 심지어 졸업식에도 어린이집 보육교사이신 학부모님은 못 오심. 얼마나 오고 싶으실까 싶음”, “하루라도 쉬면 부모들 노발대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쓴 기사가 포털에 올라가자 많은 댓글이 달렸다. 꽤 많은 사람이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공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내가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일일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난 후부터 보육교사인 지인들에게 어느 부분이 가장 힘든지 물어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좋은 것은 둘째 치고 정말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만3세 반을 맡았는데, 교사 1명이 아이들 15명을 돌보고 있었다. 아이들끼리 잘 놀고, 양치도 스스로 하는 연령대였지만 그래도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였다. 아무리 내가 서툰 일일교사라 할지라도 1명이 15명을 챙기기엔 무리가 따랐다. 보육교사는 아이들이 먹고 남은 밥만 먹었고, 식사시간은 10분도 채 안 됐다. 혼자 밥을 먹는 데 서툰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6시 교실청소까지 마치고 나면 보육일지를 써야 했다. 그러나 한 아이의 엄마인 보육교사는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남아있을 수 없어 집에서 작성한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유일한 시간은 ‘저녁’이기 때문이다. 쉬는 날 없이 일과 육아를 병행한 보육교사는 한 달도 안 돼서 5kg이나 빠졌다고 했다. 병나는 것은 아닐까 우려했더니 “보육교사는 아프면 안 돼요. 아파도 나와야죠. 우리 반 아이들을 누가 돌봐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보육교사는 연차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사업장이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보육교사는 대체교사가 있지 않은 이상 결근을 할 수 없다. 그 많은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체교사는 당일 또는 하루 전에 신청하기 어렵다. 아픈 것도 예약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플 수밖에 없는 근무환경에서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 계속 맴돌았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질병, 가족상(喪), 자녀 돌봄으로 출근이 어려운 경우 수시로 대체교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대체교사 수와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대체교사 지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까. 교사들은 자신이 돌봐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대체교사를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고 해도 자신의 아이를 두고 교실을 비우는 보육교사는 많지 않을 것이다. 내 아이만큼 소중한 자신의 아이이고, 또 그것이 직업에 대한 소명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에 대한 워킹맘들의 관심이 높다. 이를 위해서라도, 근로자로서 보건교사의 권리를 위해서라도,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조금 더 들여다봐야 한다. 신체적으로든 심적으로든 교사가 아프면 아이에게 영향이 간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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