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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기자의 건강톡톡] 세계 혈우인의 날 알아보는 ‘혈우병’

‘혈우병’ 어떤 질환인?…치료 방법은?

송병기 기자입력 : 2018.04.17 00:05:00 | 수정 : 2018.04.20 22:58:19

매년 4월 17일은 ‘세계 혈우인의 날(World Hemophilia Day)’입니다. 지난 1989년 세계혈우연맹(World Federation of Hemophilia, WFH)이 혈우병과 선천성 출혈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제정한 날이죠.

올해 세계 혈우인의 날 슬로건은 ‘지식공유가 힘이다’라고 합니다. 혈우병에 관한 지식 공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요. 하지만 혈우병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질환입니다.

혈우병은 성염색체 중 X 염색체를 통해 열성 유전이 되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인간의 염색체는 44개의 상염색체와 2개의 성염색체로 구성되는데, 성염색체는 성별을 결정합니다. 남자는 XY, 여자는 XX 형태인데, 아들의 경우 X 염색체는 어머니로부터, Y 염색체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게 됩니다. 딸은 각각의 X 염색체를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하나씩 물려받습니다. 열성 유전은 특정 유전자 변이가 한 쌍의 염색체에 모두 발생했을 때 질병이 발현하는 유전 형태를 가리킵니다.

만약, 한 쌍 중 하나에만 변이가 있고, 나머지 하나는 정상이라면 보인자가 된다고 합니다. X 염색체를 통해 열성유전이 되는 경우는 조금 복잡한데, 남자가 만약 변이 X 염색체를 어머니로부터 물려받는다면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Y 염색체에는 이 유전자 자체가 아예 존재하지 않으므로, 질병이 발현해 환자가 됩니다.

따라서 어머니가 보인자라면 아들에게 질병이 유전될 확률이 50%, 정상일 확률이 50%라고 합니다. 딸의 경우는 아버지는 정상이라는 가정 하에 보인자가 될 확률이 50%, 정상일 확률이 50%가 되는 것이죠.

한국건강관리협회 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건강증진의원 최중찬 원장은 “혈우병은 피가 날 때 지혈 작용을 하는 12개의 주요 혈액응고인자 중 하나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따라서 혈우병 환자들은 작은 상처에도 피가 쉽게 나고 잘 멈추지 않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유전성 혈우병의 경우 혈액응고인자를 생성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해 혈액응고인자가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한다고 합니다. 부족한 혈액응고인자에 따라 혈우병 A, 혈우병 B, 혈우병 C로 나뉩니다. 혈우병 C는 매우 드문 질환이고 특정 유태인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유전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후천성 혈우병의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자가항체로 인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암이나 자가면역질환과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유전성 혈우병은 흔하지 않은 병으로 남아 5000명당 1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우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을 수도 있고,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혈우병 환자의 약 20~30% 정도는 유전이 아닌 돌연변이로 발생한다고 학계에 보고되고 있습니다.

혈우병 A는 VIII번 응고인자가 부족해 생기는 질환으로, 전체 혈우병의 약 85%를 차지합니다. 고전적 혈우병이라고 하면 혈우병 A를 지칭하는 것이죠.

혈우병 B는 IX 응고인자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으로, 나머지 혈우병 환자의 대부분입니다. 혈우병 B는 ‘크리스마스 병’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처음 혈우병 B를 진단받은 환자의 이름을 따른 것입니다.

VIII 응고인자와 IX 응고인자의 수준(활성도)에 따라 출혈의 정도가 비례해서 나타납니다. 중증은 정상 수치의 1% 미만일 경우로, 출혈이 잦고 관절이나 근육 내에 자연 출혈이 가능하며,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부위에도 출혈이 저절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중등도는 1~5% 수준으로 작은 손상에도 출혈이 심하며, 자연 출혈도 가능합니다. 경증은 6~25% 수준으로, 작은 수술이나 작은 외상 후에 출혈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최중찬 원장은 “혈우병 환자의 출혈은 관절강 내 출혈이나 근육 같은 연부조직의 출혈이 문제인데, 연부조직 출혈 시 조직 안에 있는 신경, 혈관, 기도 등 생명과 연관된 중요한 구조물이 손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며, 구강 내 출혈, 혈뇨 등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머리 손상의 경우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관찰이 필수이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혈우병 환자에게 출혈이 발생했을 때의 치료는 부족한 응고 인자의 보충입니다. 과거에는 혈액응고인자가 있는 혈장 혹은 전혈을 사용했고, 1970년대부터 혈장에서 추출한 농축 VIII인자, 농축 IX인자를 투여하면서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최중찬 원안은 “잦은 혈액제제 투여로 인해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나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 등에 감염되는 것이 문제가 되었으나, 최근에는 유전자 재조합 제품이 생산되어 혈우병 치료가 진일보했다. 또한 유전자 재조합 제품을 이용한 응고인자 유지 요법도 시행한다. 혈우병 A로 인한 출혈의 경우 항이뇨호르몬인 데스모프레신(desmopression)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출혈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출혈로 인한 합병증, 특히 혈관절증은 이로 인한 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인공관절치환술 등의 정형외과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경직된 관절은 물리치료를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의 경우 선별 검사로 일반 혈액검사, 출혈시간, 프로트롬빈 시간,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 등을 시행합니다. 혈우병 A, B의 경우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검사만 연장된 소견을 보인다고 합니다.

혈우병 환자의 확진은 해당 응고인자, 즉 VIII, IX의 정량 검사로 가능합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는 가계도 조사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중찬 원장은 “우리나라에는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이 설립돼 혈우병 환자에 대한 지원 사업과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 부산, 광주에 설립된 혈우재단의원에서 혈우병 환우들을 진료하고, 유전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완치를 위해 유전자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나, 혈우병 A 및 B의 해당 유전자는 크기가 커서, 아직은 실제 치료에 이용하는 것은 요원한 것이 사실이지만, 언젠가 혈우병을 완치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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