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젠의 균주 확보로 치열해진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

기존 국내 제약사 해외 진출 성과 가시화…일부 제약사 균주 출처 갈등 여전

기사승인 2018-04-21 0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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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톡스 균주의 출처를 놓고 제약사 간 치열한 논쟁이 진행된 바 있다. 올해는 바이오벤처 카젠이 토종 보톡스 균주를 자체 발굴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1g만으로도 10억마리의 쥐, 인간은 100만명의 살상이 가능한 맹독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조법이 공개된 이후 균주의 중요성이 커졌다.

특히 국내에서도 관련 의약품 개발이 진행되며 균주의 출처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독성이 큰 만큼 살상무기로도 악용될 수 있어 전세계적으로 균주의 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균주의 출처는 신뢰성에서 중요하다. 

보툴리툼 톡신 의약품은 초기 주름제거, 사각턱 등 미용·성형에서 주로 사용되다 이후 뇌성소아마비·사시·안검경련·요실금, 편두통 등 질환에도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희귀성과 독소를 이용한 다양한 의료계통의 활용 덕에 보톡스 독소 1g으로 1조원대의 매출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국내 시장을 보면 미국 제약사 엘러간의 ‘보톡스’ 출시되며 본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보톡스 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이후 국내 제약사인 대웅제약 ‘나보타’, 메디톡스 ‘메디톡신’, 휴젤 ‘보툴렉스’ 등이 출시되며 균주와 가격 경쟁하고 있다. 

‘보톡스’가 선점한 시장에 국내 제품들이 출시되며 치열한 다툼이 진행되기도 했다. 균주의 출처 때문이었는데 지난해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 3개사가 균주의 출처를 놓고 깊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메디톡스가 자사 보툴리눔 톡신의 DNA 염기서열을 공개하며 균주의 출처를 밝힘과 동시에 경쟁사인 대웅제약과 휴젤의 균주 출처에 의문과 함께 훔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과 휴젤은 각각 자연 상태의 토양과 부패한 통조림에서 보톡스 균주를 얻었다고 반박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관리본부가 나서 정리에 나섰지만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소송전까지 진행하기도 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에 대웅그룹 지주사인 대웅과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균주 및 독소제제 제조기술정보의 사용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올해 들어 조용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황인데 최근 칸젠이 보톡스 균주를 자체 발굴에 성공했다고 밝히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휴젤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보툴렉스’의 경우 국내를 포함한 26개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사업보고서작성일 현재 미국, 독일, 폴란드, 중국에서 임상 3상 시험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에 있다.

또 미국 FDA의 cGMP 기준 및 유럽의약청(EMA)의 EU GMP 등 세계 최고수준의 GMP기준을 충족하는 최첨단 설비의 보툴리눔 톡신 생산 공장을 거두농공단지에 준공했으며, 새로운 제조시설로 미국·유럽·중국 등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Specialty Pharmaceutical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 하에 보툴리눔 톡신의 치료제 시장을 겨냥한 임상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보툴리눔 톡시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메디톡신주은 해외 제품등록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30여 개국에 제품 등록을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 해외 여러 국가에서 등록을 진행 또는 계획 중에 있다. 

기존 공장의 규모로는 현재 국내외 시장에서 요구하는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어려워 오송지역에 제 3공장을 건설해 2016년 12월 메디톡신주 100단위의 수출용 제품에 대한 제조판매를 승인 받았고, 2017년 6월 국내용 제품의 제조판매를 승인 받았다. 또 유럽 의약품국(EMEA)의 EU-GMP 기준 및 미국 FDA의 cGMP 기준에 적합한 바이오의약품 제조시설이자, 세계 최고의 수준과 규모를 자랑하는 보툴리눔 톡신 생산 공장을 오송에 건설해 미국·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개발 중인 보툴리눔 제품에 대해 글로벌기업과 2013년 9월에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기술로 개발되고 있는 보툴리눔 제품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파트너사인 에볼루스가 모나코에서 열린 세계안티에이징학회(AMWC)에서 나보타의 유럽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며 품질과 철저한 안전관리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발표된 유럽 3상 임상 결과는 위약을 대조군으로 했던 미국 임상결과와 달리 알러간 보톡스 제품과 직접 비교해 모든 평가변수에 대해 통계적 유의함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미국과 유럽 내 임상과 허가진행, 공급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는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에 나보타 허가신청(BLA)을 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진행한 미국 임상 3상은 나보타 투여 30일 후 주름 개선 정도를 나타내는 GLS 척도 4단계 중 2개 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 비율이 70%에 이르렀다. 지난해 유럽 및 캐나다에서진행한 임상 3상은 앨러간 보톡스 제품과 직접 비교해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나보타는 특허 받은 제조기술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의 대규모 임상결과를 통한 효과와 우월성을 바탕으로 미국 FDA, 유럽 EMA의 허가승인을 위한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국내 제품 중 선진국 진출이 가장 빠른 제품이 될 것”이라며, “우수한 품질은 물론 철저한 균주 안전관리를 통해 안전하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세계인의 보툴리눔 톡신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보툴리눔 톡신 균주 자체 발굴에 성공한 바이오벤처기업 칸젠은 제3의 유전체 전문 분석기관으로부터 기존의 대표적인 두 균주인 Strain A Hall 및 ATCC 3502와는 전혀 다른 독자적인 보툴리눔 Type A균주임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칸젠의 균주 확보로 치열해진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시장
회사측은 전문기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Genome 염기서열 비교 결과 서로 다른 대표적인 보툴리눔 균주인 Strain A Hall 균주와 ATCC 3502 균주의 전체 유전자의 차이는 0.01%인데 반해 칸젠의 균주는 각각 0.40%와 0.52%의 큰 차이로 일치하지 않았으며, 유전체의 길이도 각각 18만6740(bp)와 6만384(bp)의 차이로 칸젠의 균주가 오히려 더 긴 것으로 밝혀졌으며 기존 균주와 비교해 2만여종의 유전자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즉 칸젠이 보유한 균주가 기존에 알려진 외국 유래의 보툴리눔 균주에서 파생된 게 아니며, 검체의 발굴, 균 분리, 균 확인시험, 균 동정시험 등 수년간의 노력과 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독자적으로 발굴한 한국 토종의 균주임이 입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해발 1600미터 국내 산 정상 눈 속에서 찾은 별도의 보톡스 균주도 있다고 밝혔는데 현재 3곳의 전문기관으로부터 16s rRNA 분석 결과 보툴리눔 Type A, B가 혼재해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전혀 새로운 Type의 보툴리눔 균주일 가능성도 있어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