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어른과 아이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치료 다르다?

성인과 소아 코골이, 수면무호흡증과 구별해야

기사승인 2018-04-26 0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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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는 성인과 아이 모두, 연령에 관계없이 겪을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코골이가 아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입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아이와 성인은 진단과 치료에도 차이가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성인 고혈압, 심질환, 부정맥 등 합병증 우려

코골이는 자는 동안 입안의 연구개 부분이 떨려서 나는 소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숨길이 막혀서 호흡기류가 멈추는 상태를 말하죠.

‘수면무호흡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수면 중 산소 공급 부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저산소증에 빠지거나 수면의 질이 나빠지게 되고 고혈압, 심부전, 허혈성 심질환, 부정맥, 중풍, 야간뇨 등의 많은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년 이후의 비만인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고, 여성에서도 폐경기 이후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이동창 교수는 “해외에서 진행된 장기간의 관찰연구 결과 중증의 폐쇄성 수면무호흡 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고 10년간 지켜봤을 때 정상인에 비해 심근경색, 협심증, 뇌경색, 뇌출혈 등의 발생 확률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합니다.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크게 코를 고는 것을 비롯 주간 졸음증, 기상 시 두통 등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장거리 트럭 운전면허증 발급 시 수면무호흡증 검사를 실시할 정도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졸음운전 사고도 빈번하다고 합니다.

수면무호흡증 진단은 수면다원검사로 진행됩니다. 통상 8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는 동안 환자의 뇌파, 안구운동, 근육의 긴장도, 심전도, 호흡양상, 혈액내 산소포화도, 기타 신체 움직임 및 이상행동 등을 측정하는 방법이 수면다원검사입니다. 이 검사에서 호흡장애지수(RDI)가 시간당 15회 이상이거나 5회 이상이면서 주간 졸림증, 숨막힘, 무호흡이 관찰될 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치료를 위한 수면다원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본인이 검사비를 부담하는 비급여 항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일환으로 지난 3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어 상반기 중 수면다원검사와 수면무호흡증의 양압기치료를 건강보험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수면무호흡증 정확한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이나 그간 비급여로 환자의 본인 부담은 약 70~100만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건정심 의결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등 수면관련 질환이 의심돼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적용 대상은 독립된 1인용 검사실 및 전담인력이 배치돼 모니터링을 하는 표준형 수면다원검사입니다. 본인부담율은 20%로 적용되며, 단순 코골이 등 의학적 필요성이 낮은 경우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25일자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구체적인 건강보험 적용 기준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 비수술적 치료방법인 양압기 사용에 대해 양압기 대여료 및 마스크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양압기가 필요하다고 진단받은 자가 요양기관 이외 대여업소로부터 기기 등을 대여받은 경우 본인부담 20%를 제외한 요양비가 건강보험에서 지원됩니다.

양압기 치료 적용 대상은 수면무호흡(G47.3), 신생아의 원발성 수면무호흡(P28.3) 및 기타 무호흡(P28.4)으로 양압기가 필요하다고 진단받은 환자입니다. 급여품목은 양압기 대여료, 마스크(1년에 1개)이며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환자는 이중 20% 금액을 부담하면 됩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양압기 대여료는 품목에 따라 월 1만5200원∼2만5200원, 마스크 1만9000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동창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약할 때는 체중 감량, 금연, 금주가 도움이 되고, 누웠을 때 증상이 악화되는 체위성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경우에는 옆으로 자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코에서부터 후두까지의 숨길에 대한 내시경적 검사를 통해서 편도 비대 등의 폐쇄된 곳이 명확히 보일 때는 편도 절제술과 일반적으로 코골이 수술로 알려져 있는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을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밤에 양압기나 구강내 장치를 끼고 자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쿡기자의 건강톡톡] 어른과 아이 '수면무호흡증' 진단과 치료 다르다?◇소아 행동·학습·성장장애, 부정교합 등 일으켜

소아는 일반적으로 코골이 증상을 많이 호소하며 수면무호흡까지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합니다. 대부분 편도나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두개골 기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은 코골이, 수면 중에 땀을 흘리고, 계속 돌아다니면서 자고, 목을 뒤로 젖히거나 앉은 자세로 자는 등의 특이한 수면자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동창 교수는 “소아에 있어서 코골이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짜증, 피곤, 과잉행동, 주의력 결핍, 공격성과 같은 행동장애, 학습장애, 성장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또 자는 동안 입을 벌리고 숨을 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안면 발달 장애를 일으켜서 부정교합이 생기고, 아데노이드 얼굴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할 수 있고, 이 검사에서 한 번이라도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나타나면 진단되지만 실제로는 검사 없이 코골이 증상만 있는 경우에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가 원인인 경우 편도 아데노이드 절제술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동창 교수는 “이때 기존 수술에 비해서 통증이 적은 피막내 편도 아데노이드 부분 절제술(PITA)를 하는 것도 좋은 선택 중 하나다. 수술 후에 증상이 남는 경우에는 비강내 스프레이나 약물 치료를 해 볼 수 있고, 상기도 근기능 강화 훈련을 해 볼 수도 있다. 필요한 경우에는 양압기 등을 사용해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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