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재인 케어 향방의 가늠자 5월 수가협상

기사승인 2018-05-04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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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문재인 케어 향방의 가늠자 5월 수가협상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을 위한 수가협상이 오는 5월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간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달 31일까지 진행된다.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료서비스 공급자는 매년 유형별(병원, 의원, 치과, 한방, 약국, 조산원, 보건기관)로 요양급여비용(수가, 酬價)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 수가는 요양급여항목별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한 값으로 결정되는데 이 중 상대가치 점수 당 단가(환산지수)를 정하는 것이 요양급여비용 계약이다.

이번 수가협상의 관심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정한 보험수가를 약속한 만큼 정부가 어느 정도로 의료계에 보상안을 내놓나 하는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을 발표하며 “의료계의 걱정을 잘 알고 있고, 비보험 진료에 의존하지 않아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적정한 보험수가를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즉 문재인 케어에 포함된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또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수가협상 완주여부도 관심이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집행부가 5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는데 지난 4월27일 최대집 회장이 당선인 시절 수가협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건정심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수가협상의 험로를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첫 상임이사회에서 불참 보다는 참여해 의사협회의 입장을 전달하자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우선은 협상테이블에는 앉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클 경우 협상 중단이나 불참 등의 결정을 내릴 가능은 여전한 상황이다.

본격적인 수가협상에 들어가도 정부와 의료계가 갈등관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현재의 의료수가가 부족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의료계 수가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수가를 ‘원가 + α’로 보장하겠다는 것인데 이 부분만 보면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이 큰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계와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적정수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다. 적정수가가 얼마인지 현재 수가가 적정수가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인정할만한 연구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적정수가의 기본인 ‘원가’에 대해서 정부와 의료계간 연구결과가 달라 매년 협상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즉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내지 못해 매년 서로 자신들의 데이터가 맞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와 의료계가 추계한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손실액 추계 차이가 크다는 점도 이번 수가협상의 갈등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답은 정해져 있다. ‘원가’와 ‘적정수가’에 대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연구결과물을 만들면 된다. 이러한 결과물은 한쪽의 일방적인 연구로는 불가능하며, 공동연구를 통해서만 가능해 보인다.

근거만 있다면 한달에 가까운, 비효율적인 협상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 때문에 올해 수가협상에 보험자나 공급자들이 얼마나 근거를 가지고 협상에 들어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