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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명분도 지지도 없다…출구 없는 한국당 단식투쟁

명분도 지지도 없다…출구 없는 한국당 단식투쟁

정진용 기자입력 : 2018.05.08 11:07:33 | 수정 : 2018.05.08 12:45:31

김성태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이 국민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식·노숙 농성은 8일 기준 엿새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국회 본청 앞에서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불의에 폭행을 당했습니다. 30대 남성으로부터 턱을 가격당해 병원으로 후송됐는데요. 한국당은 해당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목표 관철까지 당 소속 의원들이 동참해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매일 의원 10명이 24시간씩 단식을 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당 대표가 목에 깁스를 한 채 단식하고 있으나 동정 여론은 찾기 힘듭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김 의원을 폭행한 남성을 선처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습니다. 일하지 않는 정치인들에게 국민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는 의견, 한 대 맞았다고 구급차를 부르는 것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생각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었죠. 한국당 의원들의 ‘릴레이 단식’을 ‘릴레이 회식’이라며 비웃는 댓글도 넘쳐납니다. 

폭행 이전에도 김 원내대표 단식에 대한 조롱과 비판이 잇달았습니다. 농성장 인근에 CCTV를 설치, 24시간 감시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은 서명 2만명을 넘겼습니다. 또 단식 이틀째인 지난 4일 출처를 알 수 없는 피자가 농성장으로 배달되는 해프닝도 있었습니다. 같은 날 김 원내대표는 "조롱하고 욕하는 문자가 1000개 정도 왔다"고 토로했습니다. 민심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죠.

이번 단식투쟁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민에게 한국당의 특검 요구가 절실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한국당은 여러 차례 특검 요구를 했던 전적이 있습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동안 총 7번 특검을 촉구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경위, 같은 해 10월에는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경로를 문제 삼았습니다. 국회 보이콧 선언도 수차례였습니다. 이를 두고 김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변인은 지난달 “특검 집착증 이정도면 특검이 아니라 ‘툭검’” 이라며 “한 달에 한 건씩 꼬투리를 잡는 한국당은 발목잡기 전문 ‘특검 앵무새 정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단식의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드루킹 특검이 민생을 다 제쳐놓을 만큼 중요한지 국민을 상대로 설득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현재 국회는 한 달 넘게 멈춰 있습니다. 청년일자리 대책이 포함된 추경안과 남북정상회담 비준안이 통과되지 못한 상태죠. 단식은 목숨을 걸고 하는 것인데 드루킹 사건 특검 수용이 목숨을 걸 만한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한국당의 외로운 투쟁이 다른 야당에게 지지를 얻지 못한 이유입니다.

드루킹 특검이 단식 목적인지에 대해서는 미심쩍은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개인 뇌물 혐의, 강원랜드 채용 청탁 혐의를 각각 받는 홍문종, 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려는 '꼼수'라는 시선이 나옵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4일 "5월 국회까지 파행시켜 지방선거를 난장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며 체포동의안 '방탄용 꼼수'"라고 비난했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역시 "국회는 일단 열어놔 불체포 면책특권을 갖고 또 국회 본회의는 소집될 수 없도록 만들어 체포동의안 처리는 못 하게 하는 꼼수가 완전히 작동했다"고 꼬집었죠.

단식은 약자가 강자에 대항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입니다. 김 원내대표는 제1야당 대표입니다. 약자가 아니죠. 당 의지 관철을 위해 꼭 단식이라는 수단을 택해야 했는지도 의문입니다. 지난 2016년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이정현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대표를 기억하시나요. 이 대표는 문을 걸어 잠근 채 단식하면서 사상 초유 ‘골방 단식’ 조롱만 받았습니다. 결국 일주일이 안돼 단식을 중단했죠. 명분이 부족했던 단식 투쟁은 이 대표와 새누리당에 상처만 남겼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선례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국당이 현명한 판단을 하기 바랍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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