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vs 책] ‘언제 할 것인가’ vs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기사승인 2018-05-08 18:27:57
- + 인쇄

[책 vs 책] ‘언제 할 것인가’ vs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길을 걷다 평생을 함께 할 연인을 만날 수도 있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하려던 일이 예상한 것과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날이 있는가 하면, 예상보다 훨씬 잘 풀리는 날도 있다. 앞으로 어떤 미래가 닥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무엇일까. 특정 타이밍 덕분에 일어나는 일일 수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온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언제 할 것인가’와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는 원인과 결과를 정반대의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다. 만약 어떤 결과가 타이밍 문제로 일어나는 것이라면 우리에겐 조금 더 계획하고 예상할 여지가 생긴다. 하지만 완전한 우연이라면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다음 두 권의 책을 모두 읽고 무엇이 더 정답에 가까울지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 ‘언제 할 것인가’

제목처럼 선택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의 인생, 혹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최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언제 할 것인가’는 어떻게(How)가 아닌 언제(When) 선택해야 하는 것이 맞는지 오랜 기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저자 다니엘 핑크는 미래학자답게 다양한 경험을 했다. 뉴웨이브 경제 잡지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의 기고가 겸 편집위원으로 일했고, 지난 1995~1997년에는 앨 고어 미국 전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백악관에서 일했다. 현재는 경제변화와 기업전략, 미래 트렌드 등을 주제로 전 세계 기업체, 대학, 기관 등에서 강의를 펼치고 있다.

그런 저자가 2년 동안 연구원들과 함께 보이지 않는 타이밍의 과학을 파헤쳤다. 경제학, 마취학, 인류학, 내분비학, 시간생물학, 사회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연구 결과들을 700편 넘게 읽고 분석한 내용이다. 왜 오후엔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 안 되는지, 왜 암기는 이른 아침에 해야 잘 되는지 등 언제든 일상에 적용할 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원인 없는 결과를 부정했던 아인슈타인과 달리 ‘원인 없는 결과는 매우 다채롭다’는 저자의 주장을 담은 책이다.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양자물리학자인 저자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그 원인을 ‘우연’이라고 설명한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직업, 경제 상황, 성별, 인종, 국적 등도 우연의 결과물이고, 어떤 사람에게 살면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도 우연한 사건들의 조합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얘기다.

특정 사건이 벌어지면 우연의 가능성보다는 원인을 찾기 마련이다. 그 과정에서 우연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오히려 큰 오류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잊게 된다. 이른바 '생존자 편향'이라는 심리 현상이다. 저자는 ‘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를 통해 생각보다 우연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우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