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 의료 발전했지만 '사회적 인식'은 30점

[인터뷰]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

기사승인 2018-05-17 0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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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당뇨, 의료 발전했지만 '사회적 인식'은 30점소아당뇨, 의료기술은 좋아졌지만 사회적 인식은 30점 수준이죠.”

김광훈 한국소아당뇨인협회장(사진)은 소아당뇨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보장성 강화가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소아당뇨란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인슐린 분비 장애로 인해 혈당이 상승하는 질환이다. 소아당뇨(제1형) 환자는 대개 인슐린 분비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하루에도 여러 번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혈당관리가 되지 않으면 고혈당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은 물론이고, 저혈당이 심해져 의식을 잃거나 갑자기 사망할 수도 있다.

특히 어린 소아당뇨 환자들은 주변의 낮은 질병 이해로 두 번 고통을 받고 있다. 저혈당 우려 때문에 각종 활동에서 배제되는가 하면, 친구들의 눈을 피해 화장실에 숨어서 인슐린 주사를 맞는 식이다. 김 회장은 소아당뇨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를 맞는 어려움보다는 환경적 어려움이 크다깜박 잊고 인슐린을 집에 두고 오면 학교에서 밥을 먹을 수 없게 된다거나 얼마 전까지도 체육시간에 저혈당으로 쓰러져도 글루카곤 주사를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환경적 요건만 조성해주면 된다”면서 학교에 주사 놓을 공간을 마련해주고,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지 않게 도와주는 등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는 노력이다. 소아당뇨 아이들의 상처는 가까운 주변사람들의 무지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보장성 강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인슐린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등 첨단장비를 사용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바늘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거나 주사를 놓지 않아도 손쉽게 혈당관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고가의 장비이다 보니 접근성은 높지 않다. 김 회장은 주사를 놓기 힘든 아이들은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를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1학년생은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없다. 편리한 것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며 호주의 경우 11세 미만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장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액 지원한다. 우리도 이런 점을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정부는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을 발표하면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 사용에 필요한 소모품에 대한 비용을 최대 90%까지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상한 금액(6개월 기준 45만 원) 안에서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에 사용되는 소모품을 보장 대상에는 포함한다는 취지였지만, 환자단체 등에서는 해당 의료기기 사용비용 전액 중 90%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해 해프닝을 빚은 바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정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는 90% 지원은 오인한 것이라며 논의된 사항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환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2~3배의 지원이 현실화 되는 줄 알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망한 분들이 많다. 이제 어떤 부분에서 오해가 있었는지 이해하지만, 앞으로 소모성 재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소아당뇨 환자들의 혈당관리 의료기기 이용에 대한 정부 지원 금액(6개월 기준 최대 45만원)은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김 회장은 정부 지원액인 45만원은 한 달 분량의 지원밖에 되지 않는다. 적어도 지원액이 6개월 기준 120~150만 원은 돼야한다. 소요 비용의 절반만이라도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정부도 일단은 소모품 지원 확대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협회는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중 수요조사나 필요성, 통계 등을 검토해 빠르게 구체화시키자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 대책'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과 화합이라며 그동안 부모와 교사, 정부기관과 전문가들 사이의 오해와 갈등은 모두 소통의 부재로 인한 문제였다.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을 함께 수립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의 이해가 가장 중요하다. 협회는 앞으로도 소통을 위한 다리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소아당뇨는 암과 같이 한 번의 치료로 결정이 나는 질환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안고 살아가는 질환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 새로운 기술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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