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로그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흥행, 과연 ‘대박’인가

기사승인 2018-05-21 12: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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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로그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흥행, 과연 ‘대박’인가

블루홀 펍지주식회사의 배틀로얄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국내 정식 출시된 지 닷새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매출 35위를 찍었다. 배틀그라운드의 국산 게임 ‘성공 신화’가 재현되는 모양새지만 생각해볼 여지를 남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지난 16일 출시 하루 만에 121위로 처음 순위권에 진입했으며 같은 날 96위, 다음날 74위까지 빠르게 순위를 올렸다.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져 주말 동안 50위권 내에 진입, 35위까지 올라섰다. 

예사롭지 않은 흥행 지표도 이어졌다. 펍지에 따르면 출시 전 사전예약 400만에 이어 첫 날 다운로드 수 200만을 기록했고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발표에서는 첫날 실제 사용자 수만 194만명으로 현재 구글 매출 1·2위인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의 기록 126만, 119만을 훌쩍 넘어섰다.

또한 글로벌 버전의 경우 한국·중국·일본을 제외한 지역에서 DAU(일일 이용자수) 1000만을 달성했으며 앞서 지난 3월 출시 1주 만에 100여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흥행 지표 의미는 기존 국내 출시작들의 사례와 비교를 통해 평가해볼 수 있다.

먼저 사전예약 기록을 감안한 기대작이라는 점에 비해 매출 순위 상승세가 폭발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출시 이틀 만에 각각 순위 1, 2위에 올랐고 넥슨의 ‘듀랑고’도 첫 주 잠시나마 4위를 찍었다.

단 매출을 발생시키는 게임 내 과금 체계를 고려할 필요는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서 돈을 지불할 요소는 주로 캐릭터 외형을 꾸미기 위한 상품으로 게임에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며 리니지M과 같이 캐릭터 육성과 진행 과정에서 과금을 강하게 유도하지 않는다.

검은사막 모바일과 듀랑고의 경우에도 주로 외형 꾸미기나 소소한 편의성 상품 위주의 구성이지만 경쟁적으로 장기간 캐릭터를 육성하는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상대적으로 많은 이용자가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다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게임 플레이 자체에 돈을 쓸 필요가 없는 슈팅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흥행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매출을 떠나서도 이용자 수에서 타 게임을 압도한다는 점이 이미 ‘게임’으로써의 흥행을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뿐만 아니라 듀랑고 사례와 같이 초반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급격히 발생한 매출은 이후 이용자 실망감 등에 따라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배틀그라운드처럼 게임에 대한 검증과 매출 빌드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경우 이런 ‘바람 빠짐’ 현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성적은 지난해 PC 플랫폼을 중심으로 글로벌 3000만 이상 이용자를 확보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국산 게임으로써는 유래 없는 글로벌 흥행작인 만큼 우리 게임에 대한 자부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사실상 중국 텐센트 개발력으로 만들어져 그 성과도 나눠 갖는 경우로 보는 것이 맞다. 펍지 측에서는 ‘공동 개발’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 개발 경험을 활용해 배틀그라운드를 재탄생 시킨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업계 사례를 감안하면 실제 발생 수익의 상당부분은 텐센트가 가져가는 형태라고 예상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일본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퍼블리셔(서비스 사업자)는 텐센트다.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서비스 주체인 펍지로 향해도 그 외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텐센트가 가져가고 펍지는 그 일부를 로열티 수익 형태로 취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펍지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 받은 배틀그라운드의 IP(지식재산권)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재무적 이익을 더 크게 보는 쪽은 텐센트가 된다.

또한 최근 중국 시장에서 ‘판호’를 발급받지 못한 국산 게임들이 현지 진출에 어려움을 겪다가 게임 그래픽·디자인 등 애셋을 쪼개 파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어 양국 업계의 파워 게임에서 한국이 부가가치의 대가를 충분히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펍지 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서비스·수익과 관련해서는 양사 간 계약 내용인 만큼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퍼블리싱을 텐센트가 맡게 된 배경 등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사업에) 상당히 개입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을 뿐이다.

다만 펍지는 앞서 게임 패키지 자체를 유료 판매하는 PC 버전과 달리 부분유료화 모델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수익성 우려에 대해 ‘매출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확장’을 의의로 내세운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그간 크게 성공한 바 없는 모바일 3D 슈팅 게임의 대중화, 원작을 충실히 구현한 게임성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사는 원작 게임의 기획력 등 가치에 대한 결실을 충분히 거두고 우수한 후속작을 지속 선보이기 위한 자원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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