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검역소 가보니②] 사드 보복 여파 줄고 ‘제주국제공항’ 확장…해외감염병 어떻게 막을까

정부, 정보기술 이용해 검역체계 정비…'발열 감지'로는 감염자 100% 발견 어려워

기사승인 2018-05-22 00: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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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이 완화되면서 발길을 끊었던 중국인 관광객 수가 다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올해 제주도를 찾는 국제선 항공기만 8300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검역소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당국 또한 ‘철저한 검역’을 위해 검역체계를 정비해 나갔다.

검역 강화를 위해 정부는 검역법을 개정했다. 오염지역 및 제3국경유입국자에 대한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이 의무화돼 이를 어길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발생된다. 이선규 국립제주검역소장은 “제주도 관광객의 대다수는 중국인인다. 중국은 조류인플루엔자 오염국가이기 때문에 철처한 검역이 필요하다”며 “침을 뱉거나 (건강상태질문서를) 집어 던지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그래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역인력도 2015년 318명에서 올해 434명으로 증원됐다. 제주의 경우 올해 역학조사관 1명이 추가 채용될 예정이어서 총 21명의 인력이 검역에 나선다.

세계 최초로 정보기술을 이용한 검역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로밍데이터를 활용하여 외교부와 통신 3사를 연계, 오염지역 및 제3국경유자 여행이력을 확보하면 오염국에 방문한 여행자에게 안내문자를 발송한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 DUR 시스템을 연계해 오염지역 방문자 입국 정보를 의료기관(의사)에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입국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잠복 환자를 발굴할 수 있다.

기존 여권정보에 의존하던 수동검역대의 한계를 보완하고 오염지역 입국자 검역정보를 실시간으로 분류하는 ‘전자검역대’도 설치했다. 현재는 인천공항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일반검역의 경우 밀접접촉자를 파악하는 데만 3~4시간이 걸린다. 접촉자 명단보고도 40분 정도 걸리며, SMS도 수기로 입력해야 해 30분의 소요시간이 걸린다. 반대로 전자검역대는 밀접접촉자 파악 시간, 명단보고 및 시도통보, SMS 전송 방법 등 모든 부분이 실시간 자동으로 이뤄진다.

박기준 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은 “여권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전자검역대를 이용하면 비행기 좌석 등 입국자 파악이 빨라 밀접접촉자를 바로 발견할 수 있다. SMS 전송도 자동으로 이뤄져 감염병 신고안내를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준 과장은 이르면 올해 10월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은 검역대 1대 당 열화상카메라 1대만 있는 입국장에 항공기 동시 도착으로 입국자 다수가 입국장을 통과하거나 입국자가 빠르게 통과할 때 발열 감지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10대의 카메라를 5m 간격으로 양측 일직선상에 설치해 승객이 지나갈 때 여러 차례 발열이 감지됐을 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박 과장은 “현재 대구공항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10월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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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소장은 “내년에 우리(제주) 검역소도 ‘중앙 집중식 열감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질병관리본부에 요청할 것”이라면서 “현재 제주국제공항은 확장공사에 따른 시설 정비를 하고 있다. 격시리실은 기존 4실에서 8실로 늘리고 있고, 검역 공간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감염병을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100% 발견하기는 어렵다. 잠복기가 있는 감염병, 해열제를 복용한 승객 등은 발열 검역에서 놓칠 수 있다”며 “오염국가에 방문했거나 증상이 나타난다면 자진 신고를 반드시 해야 감염병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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