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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남북관계, 허니문은 끝났다…다시 시험대 오른 ‘한반도 운전자론’

남북관계, 허니문은 끝났다…다시 시험대 오른 ‘한반도 운전자론’

이소연 기자입력 : 2018.05.23 13:43:41 | 수정 : 2018.05.23 13:43:57

“오는 6월,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방북이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개성에 방문하게 된다면 평양냉면 한 그릇씩 사드리겠습니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던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대표는 기자들에게 너스레를 떨며 말했습니다. 허황된 이야기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남북 철도를 연결, 기차를 타고 유럽을 횡단할 수 있다는 기대도 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남북정상회담 이후 모든 것이 이뤄질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허니문’은 한 달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우리가 원하는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북·미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입니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아주 좋은 일이지만,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 선언으로 가기 위한 길목입니다. 남북평화를 위해서는 회담 성사가 매우 중요하죠.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 발언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조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6일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는 것을 재고려할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미국의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곤란한 상황에 처한 쪽은 한국입니다. 북한은 같은 날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다음달 열릴 6·15 공동선언 관련 공동행사 개최도 불투명해졌습니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행사 관련, 남측 취재진의 명단 접수를 거부하다 뒤늦게 취재를 허가하기도 했죠.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라는 단꿈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남북관계에 대한 주도권을 한국이 갖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이나 북한, 일본에 끌려다니지 않고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이끌며 한반도 운전자론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북·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춰야 하는 난제가 다시 문 대통령 앞에 놓였습니다. 

한반도 운전자론 실현을 위해서는 남북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북한과의 핫라인을 끊고 모든 대화를 차단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마저 폐쇄시켰죠. 이후 남북관계는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갈등을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6자회담 등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 회담에 앉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반도 운전자론의 책임은 정부에게만 있지 않습니다. 국회 역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이 그 첫 단계입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된 판문점선언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비준이 필요합니다. 판문점선언에는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남북교류, 적대행위 중단, 이산가족 상봉 등이 명시됐습니다. 비준을 통해 선언의 내용을 단계적으로 이행하며 북한 역시 합의를 따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는 것입니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서서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일. 북한과 미국이 한 자리에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일. 앞서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실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긴장을 늦출 시기가 아닙니다.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노력과 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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