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에서 주 80시간 이상 초과근무에도 기록 못하도록 압박

기사승인 2018-05-25 11:30:47
- + 인쇄
주 80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하고, 이에 따른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하는 전공의들이 있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국 수련병원에 관련법을 준수하도록 당부의 말을 전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지난 21일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법 및 근로기준법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현행 전공의법은 수련병원이 전공의에게 4주 기간 평균 1주일에 80시간을 초과 수련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수련병원에서 전공의가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기도 하며, 이 경우 수련병원 측이 전공의가 초과근무 시간을 근무표에 입력하지 못하도록 유무형의 압박을 가한다는 제보에 따른 것이다.

대전협 지민아 복지이사는 “이 같은 행태는 수련환경 개선하려는 것에 뜻을 두기 보다는 전공의법의 본래 취지를 퇴색한 채 근무시간 초과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것”이라며, “이로 인해 전공의들은 근무시간에 대한 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 복지이사는 “전공의들 역시 엄연한 근로자이나, 근로기준법이라는 최소한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간 외 수당을 받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의국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전공의들은 ‘근무시간 입력 제한’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일지라도 이를 요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수련병원의 이 같은 행태는 전공의법 및 근로기준법에 위반된다. 실제 과태료, 시정명령 및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대전협은 전국 수련병원 교육수련부에게 전공의법이 준수될 수 있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을 당부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이 정당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지 복지이사는 “주 80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었다면 그 이유를 분석하고 각 과의 특성에 맞는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 전공의법 위반을 피하려고, 전공의법과 근로기준법 모두 위반하는 우는 범하지 않길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이승우 대전협 부회장은 “수련환경평가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갑질에 대한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이전에 이미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 문제에 있어서 전공의 자유의사와 상관없이 수련계약서에 서명을 강요받기도 하고, 무엇보다 일한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전공의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격하게 다루어야 하며 수련병원 또한 수련환경 개선과 전공의 지위향상에 앞장서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공의 회원은 소속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법 위반 사항이 있을 시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할 수 있으며,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 역시 관할 고용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기사모아보기
친절한 쿡기자 타이틀
모아타운 갈등을 바라보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을 둔 도시 정비 사업 중 하나인 ‘모아타운’을 두고, 서울 곳곳이 찬반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모아타운 선정지는 물론 일부 예상지는 주민 간, 원주민·외지인 간 갈등으로 동네가 두 쪽이 난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찾은 모아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