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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손예진 “너무 현실적인 윤진아, 연기하면서도 짠하고 아팠어요”

손예진 “너무 현실적인 윤진아, 연기하면서도 짠하고 아팠어요”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5.30 00:02:00 | 수정 : 2018.05.31 11:04:04


배우의 영향력이 유독 큰 드라마가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손예진이 그랬다. 손예진은 16부 내내 극의 중심에 서 있었다. 35살 동갑내기 윤진아를 연기하다가 어느 순간 정말 윤진아가 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도 손예진이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윤진아를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주로 영화에 출연하던 손예진이 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왔다. 그 이유가 뭘까. 최근 서울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드라마 출연을 결심하던 순간을 떠올렸다

“아직도 그때 기억이 나요. 6~7부까지 대본을 읽고 화보를 찍으러 하와이에 갔거든요. 대본을 전부 달라고 해서 16부까지 싸서 갔죠. 어느 날 새벽에 잠이 안와서 1시부터 대본을 읽기 시작했어요. 결국 오전 5시 반까지 밤을 새서 끝까지 읽었어요. 아침에 수영하러 가는 사람들이 호텔 밖에 있더라고요. 6~7부까지는 무슨 내용인가 했어요. 두 사람이 사랑하는 얘기인데 나머지는 뭘 보여줘야 하지 싶었죠. 그런데 전 15~16부가 가장 좋았어요. 드라마틱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그런 것 없이 몰입도를 끝까지 유지하더라고요. 그래서 16부 대본을 덮고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소속사 대표님에게도 얘기 안하고 안판석 감독님에게 연락했어요. ‘감독님, 전 이거 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요.”


손예진의 말처럼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이미 6~7부 이전에 두 사람의 사랑이 그려진다. 문제는 남은 분량이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드라마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다. 재미없어졌다는 시청자도 있었고 끝까지 만족하며 본 시청자도 있었다. 손예진은 오히려 그런 점이 재미있었다고 했다.

“전 그게 재밌었어요. 많은 대중들이 이해하게끔 쉬워지고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죠. 전 15부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언제 끝나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점이 가장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에게 설명이 덜 된 거죠. 3년 동안 법정 싸움을 하는 그 힘든 과정을 점프했으니까요. 그건 감독님의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내용을 보여줘서 느끼는 공감이 있고, 어깨에 짊어지는 느낌으로 봐주는 시청자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보이는 모습에서 고민의 흔적을 찾는 분들은 찾을 수 있을 거고, 보이지 않아서 이해할 수 없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감독님은 드라마 속에 담긴 모습들만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손예진은 자신과 윤진아가 다른 점이 많다고 했다. 나이가 같고 결혼하지 않았고 하나의 직업을 오랫동안 하는 건 비슷하다. 하지만 성격이 너무 다르다고 했다. 그래서 연기하는 동안 손예진으로선 이해되지 않는 윤진아의 모습도 많았다.


“진아는 너무 착해요. 좋은 게 좋은 거고 남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아 하죠. 남이 슬퍼하기 전에 먼저 슬퍼하는 스타일이고요. 저도 연기하면서 ‘진아가 이런 선택을 하는구나’, ‘또 이런 선택을 하는구나’하고 안타깝게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어느 지점에서는 제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게 사람이잖아요. 한 번 실수해도 완벽하게 성장할 수 없는 게 인간이고요. 사실 우리는 한 인간이 아픔을 겪고 보란 듯이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잖아요. 그런데 드라마의 윤진아는 너무 현실적이어서 저도 시청자들처럼 아팠어요. 윤진아를 연기한 손예진도 배우로서 짠하고 아팠습니다.”

손예진은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여성을 지금 연기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고 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어느 영화, 드라마보다 현실적인 만큼 아직 역할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니, 일부러 빠져나오지 않고 여운을 즐기고 싶단다.

“지금도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여운이 남아있어요. 제 가슴에 언제까지 남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오래 갈 것 같아요. 평생 갈 것 같기도 해요. 다른 작품도 전부 소중하고 그 순간에는 진실이었어요. 하지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제 나이의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의 모습,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라서인지 정말 많이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작품도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오게 되겠죠. 하지만 지금의 이 여운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 빨리 빠져나오고 싶지 않아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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