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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인터뷰] 전종서가 이야기하는 노출과 오해, 그리고 '버닝'

전종서가 이야기하는 노출과 오해, 그리고 '버닝'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6.09 07:00:00 | 수정 : 2018.06.14 13:59:36


최근 등장한 신인 중 전종서만큼 많은 관심을 받은 여배우가 있을까. 처음 보는 배우가 이창동 감독에게 발탁돼 데뷔작을 찍었다. 그 영화로 많은 영화인들이 꿈꾸는 칸 영화제 레드카펫까지 밟았다. 영화제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찍힌 공항 사진으로 논란을 일으켜 대중의 주목까지 받았다. 대체 어떤 배우인지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최근 서울 팔판길 한 카페에서 만난 전종서는 솔직하고 털털한 태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보통 긴장한 신인 배우들이 그렇듯 질문에 맞는 정답을 고르기 위해 애쓰지도 않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데 눈치 보거나 주저하지도 않았다. 의자에 편하게 발을 올려 앉거나 감정 변화에 따라 목소리가 떨리는 모습은 영화 ‘버닝’ 속 해미를 보는 듯 했다.

전종서는 처음 ‘버닝’ 시나리오를 읽으며 “이 텍스트가 어떻게 영화화 될지 궁금했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해왔지만 이렇게 준비된 시나리오는 처음 읽었다. 어떻게 읽어야 맞는지도 알 수 없어 그냥 평소 책을 읽듯이 쭉 읽었다. 시나리오는 정교했고 그림이 그려졌다. 나중에 완성된 영화에는 그가 시나리오를 보고 상상한 것 이상이 담겨 있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은 순간만큼 첫 촬영 현장에 대한 기억도 또렷했다.

“어떤 현장인지 예상할 수도 없었어요. 아예 모르니까요. 그래서 예상한 부분도 없었고. 막상 현장에 들어가서 같이 호흡하고 연기하는 환경에서 느낀 건 매 순간, 매 회차가 새로웠다는 거예요. 항상 현장에 같은 스태프가 계시고 각자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하시는 건 같지만 환경이 계속 달라지잖아요. 같은 장면을 이틀에 걸쳐 찍더라도 전날과 다음날은 다른 현장이었어요. 그래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재밌는 게 더 컸던 것 같아요.”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는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다. 영화 속 해미의 말을 듣다보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헤아리기 어렵다. 해미가 하는 말과 행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예상이 안 된다. 전종서는 해미를 연기하며 특정 부분을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그녀가 느낀 것들이 영화에 많이 담긴 것 같다고도 했다. 두 번의 인상적인 노출 장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털어놨다.

“전 배우가 영화에서 노출하는 것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요. 노출을 확대해석하면 자극적으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영화는 우리 삶을 보여주는 거잖아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버닝’에서도 제 노출이 상업적으로 이용됐거나, 지나치게 선정성을 띄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감독님이 그렇게 만드시는 분도 아니고요. 옷을 벗고 등장하는 장면이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종서는 공항에서 찍힌 사진으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물을 흘린 표정이었다. 뒤늦게 취재진을 인지한 전종서는 옷과 가방으로 얼굴을 가리고 출국장으로 들어가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는 신인이라 너무 많은 카메라에 당황한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 사건으로 전종서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많아졌다. 전종서는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본 모습을 알아봐줄 거라며 오해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지금 당장 어떻게 보이는지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누군가를 잠깐 보고 그 순간에 비춰지는 모습을 통해 그 사람을 감히 다 안다고 얘기할 순 없는 거잖아요. 직접 얘기해보고 눈을 보고 입을 맞춰봐야 그 사람에 대해서 조금은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죠. 어떤 모습을 좋게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걸 다르게 보는 분들도 계시고, 질타하는 분들도 계시고, 좋아해주는 분들도 계시죠. 거기에 크게 시달리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봐주시는 분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소통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불필요한 소통이 아닌 교감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죠. 제가 너무 사랑하는 연기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제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쌓였을 때는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어요.”

전종서는 ‘버닝’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만큼 강렬한 첫 경험이었고 사랑하는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시간이 지나도 ‘버닝’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요. 첫 경험은 정말 강렬하잖아요. 첫 감독님, 첫 배우, 첫 스태프, 첫 작가님이었어요. 촬영을 일로 생각한 적이 없을 정도로 진심으로 임했어요. 그 모습이 영화에도 담겼다고 생각해요. 저를 힘들게도 했지만, 그만큼 정말 많은 걸 가져가고 가져다준 영화예요. 제가 얼마나 이걸 사랑했는지 알기 때문에 제겐 벅찬 영화, 체험, 경험이라는 표현도 부족해요. ‘버닝’은 ‘버닝’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헤어지지 못할 것 같아요. 안 헤어질 거예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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