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고령사회 국가필수예방접종 질적 성장도 필요

기사승인 2018-06-11 0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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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한민국 총인구의 14%가 고령층인 고령사회라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6년부터는 총인구의 20%가 고령층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구의 고령화는 노화와 질병으로 인한 의료비 증가로 이어져 국가재정 측면에서도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 건가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6년 65세 이상 고령층의 진료비는 약 25조원으로 집계돼 전체 의료비의 약 3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령자들의 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질환의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11년 간 가장 빠른 속도로 질이 저하된 의료 지표 가운데 하나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의 발생률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7 한국의료질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05년 7.9%에서 2016년 141.6%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폐렴구균 예방접종 사업 시행 5년째, 폐렴 사망률은 오히려 높아져

현재 정부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제공하는 백신의 수량이 늘고 접종률도 향상됐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양적인 성장이라며, 대상 감염병의 질환 환경이 변화하고 이에 따른 신규백신들이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국가가 지원하는 예방접종사업의 질적 향상도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고령자들에게 치명적인 질환으로 여겨지는 것이 ‘폐렴’입니다. 이 질환은 65세 이상 성인의 주요 입원 원인 중 하나로, 고령층 의료비 부담의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폐렴구균 감염은 페니실린 등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 국가별 항생제 사용량’에 의하면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OECD 국가 중 1위로, 최근 항생제 내성이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폐렴구균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정부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의 접종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의 폐렴 사망률은 사업 시행 전인 2012년 9587명보다 2016년 1만5263명으로 59% 증가했습니다.

최근 OECD 건강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의 폐렴 사망률은 2012년 6위에서 2016년에는 오히려 2위로 올라섰습니다. 또한, 폐렴 사망자를 연령별로 분석해 본 결과 9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자로 밝혀져 국내 폐렴구균 예방 정책의 발전 방안에 대한 점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고령층 폐렴구균백신,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 필요성 대두

현재 고령층 대상의 폐렴 예방접종은 지난 2013년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에서 23가 다당질백신을 연중 무료 접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감염학회는 효과적인 폐렴 예방을 위해 23가 다당질백신과 13가 단백접합백신을 함께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한감염학회가 지난 2014년 개정한 성인예방접종 권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에게는 13가 단백접합백신의 우선접종을, 65세 이상의 건강한 고령자에게는 13가 단백접합백신 또는 23가 다당질백신의 접종이 권고됩니다.

23가 다당질백신의 경우 23개의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지만 주로 폐렴구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 및 뇌수막염 등 침습성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폐렴구균 질환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폐렴구균 폐렴의 예방효과는 일관되지 않다고 평가됩니다.

반면 13가 단백접합백신은 65세 이상 성인 8만5000명 대상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폐렴구균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해, 대한감염학회 등 전문가들은 상호보완적인 측면에서 두 가지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쿡기자의 건강톡톡] 고령사회 국가필수예방접종 질적 성장도 필요

◇23가 다당질백신 단독접종전략, 비용효과성 따져 봐야

지난해 질병관리본부는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접종 전략에 따른 비용효과성 연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이 연구에 의하면 ‘13가 단백접합백신 단독접종’ 혹은 ‘13가 단백접합백신 후 23가 다당질백신 순차 접종’ 전략이 더욱 비용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령층 대상 13가 단백접합백신 지원 국가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미국, 유럽, 홍콩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29개 국가(아르헨티나, 바레인, 캐나다,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프랑스, 독일, 그리스, 아일랜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쿠웨이트, 리투아니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오만, 파나마, 페루, 포르투갈, 카타르, 슬로바키아, 스페인, 스웨덴, 터키, 아랍에미리트, 영국, 미국, 우루과이)에서도 고령층 및 고위험군에게 13가 단백접합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고령층 대상 13가 단백접합백신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국가 차원의 선제적인 예방접종 정책 개선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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