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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집] 신태용호의 연막작전, 선수·전술에서 반전 있을까

이다니엘 기자입력 : 2018.06.14 02:00:00 | 수정 : 2018.06.14 14:16:44

“트릭이라고 보면 된다. 더 깊이 있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지난 7일 볼리비아전이 끝난 뒤 신태용 감독은 미디어 인터뷰에서 ‘속임수’를 썼다고 했다. 이날 대표팀은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트릭’이란 단어 선택은 처음이지만 신 감독은 이전부터 “전술에 대해 자세히 말해줄 수 없다”며 전력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 마지막 평가전인 세네갈전을 비공개로 치렀고 볼리비아전에선 “전력의 70%만 기용하겠다”면서 연막작전을 폈다. 실제로 대표팀은 숱한 평가전에도 준비된 세트피스 플레이를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스웨덴전에 모든 것을 쏟겠다는 의지다.

13일 대표팀이 러시아에 입성했다. 대표팀의 ‘진짜 실력’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스웨덴 한 매체는 “한국이 모든 걸 숨긴다”면서 불만을 표했다. 스웨덴 전 감독이자 전략분석가인 라세 제이콥손은 “한국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었다”면서 의기양양했으나 실제로 그가 어떤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술

신 감독의 ‘트릭론’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예측을 뛰어넘는 필살 카드가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 반전은 전술과 선수기용, 세트피스 등에서 기대해볼 수 있다.

전술상 ‘베스트’의 면면은 대부분 드러난 상황이다. 신태용호의 플랜A가 4-4-2인 것은 매우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4-4-2 전술이 주력인 스웨덴을 상대로 신 감독은 스리백을 준비해왔다. 상대팀이 투톱을 내세우기 때문에 3명의 수비로 수적 우위를 점하고 양 사이드는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가 상호 보완적으로 책임지는 ‘맞춤 전술’이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지면 아무리 카운터펀치라 해도 안 하느니만 못 하다. 실제로 ‘신태용표 스리백’은 좋았던 적이 없다. 지난해 7월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러시아(4실점), 모로코(3실점), 폴란드(3실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3실점)전에서 스리백을 사용했지만 모두 결과가 좋지 못했다. 4경기 13실점, 그야말로 와장창 무너졌다. 폴란드전의 경우 전반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포백으로 전환했다.

신 감독은 올 초까지 3-4-3을 쓰다가 지난 보스니아전에서 공격수 한 명을 미드필더로 물리는 3-5-2로 바꿨다. 그러나 수비 불안은 개선되지 않았다. 보스니아보다 훨씬 강한 스웨덴을 상대로 스리백을 가동하려면 대대적인 전술 보강이 불가피하다.

박문성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지금껏 대표팀에서 스리백을 안 쓴 건 아니지만 오랜 시간 반복해서 훈련한 건 아니다. 보스니아전에서 빈 공간 커버나 측면에서의 역할 분담 등 1차적인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현재의 변형 스리백은 (월드컵에서 활용하기에) 아니다. 경기 중 스리백을 병행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지만 당장은 포백을 활용하면서 미드필더에 선수를 더 두는 게 나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과연 신 감독이 감춘 ‘비밀’ 중 전술적인 측면이 있을까. 더 이상 평가전이 없는 현 시점에서 큰 틀을 바꿀 순 없다. 그러나 새로운 전술적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김민재, 권창훈 등 핵심 자원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신태용호는 마지막까지 실험이 강요됐다. 필승 전략을 실험해볼 시간이 없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필살기’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선수

플랜A인 4-4-2 포메이션의 ‘베스트 일레븐’는 거의 굳어진 모양새다. 전방 투톱은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유력하다. 배태랑 이근호가 부상으로 최종명단에 들지 못한 상황에서 황희찬은 최고의 손흥민 파트너다.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와 영리한 볼 간수로 다른 선수들의 공간을 열어줄 뿐 아니라 스스로 결정지을 득점력도 갖추고 있다. 둘은 지난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평가전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해 호흡을 맞췄다.

수비라인은 신 감독의 신뢰를 받아온 장현수(FC 도쿄)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중앙 수비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조직력이 중요한 중앙 수비에서 신 감독이 굳이 ‘트릭’을 쓸 이유가 없다. 

수비 좌우에는 최근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박주호(울산), 이용(전북)이 유력하다. 중원 미드필더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정우영(비셀 고베)이 선다. 좌우 날개 중 한 축은 이재성(전북)이 맡고, 나머지는 이승우, 문선민이 교차 투입될 수 있다.

3-5-2 전술도 어느 정도 베스트 일레븐의 가닥이 잡혔다. 마찬가지로 전방 투톱은 손흥민-황희찬이 확정적인 가운데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재성이 선다. 중앙 미드필더는 박주호, 기성용, 정우영, 이용이 자리하고 스리백은 장현수, 김영권, 윤영선이 구성한다.

이 같이 잘 짜여진 ‘베스트 일레븐’에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건 고요한, 주세종, 김민우, 구자철이다.

고요한은 세르비아, 볼리비아전에서 제외됐지만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신임을 듬뿍 받아온 대표적인 선수다.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등 멀티 플레이어로 적극 활용된 그는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전에선 세계적인 스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완벽히 마크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스웨덴은 특급 스타플레이어라 할 만한 선수가 없지만 ‘마에스트로’는 있다. 에밀 포르스베리(RB 라이프치히)다. 그는 주로 측면에 배치되지만 중앙과 골 에어리어 안쪽을 넘나들며 공격을 진두지휘한다. 신 감독도 세네갈전 후 인터뷰에서 “포르스베리는 왼쪽 윙 포워드로 출전하지만 섀도 스트라이커라고 보면 된다. 측면에 있는 건 10분도 안 되고 나머지 80분은 중앙에서 플레이한다. 나와 선수들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요한이 선발 출전한다면 ‘특명’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고요한이 우측 윙어 등으로 기용되면 중앙 미드필더엔 주세종-기성용이 조합될 수 있다. 고요한은 FC 서울 소속으로 주세종, 기성용과 한 때 한솥밥을 먹었다. 고요한은 서울시청 출정식 당시 “세종이가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호흡도 잘 맞는다”고 했고, 온두라스전 후에는 “세종이가 뒤에서 잘 받쳐줘서 편하게 경기를 했다. 지난 11월 콜롬비아전에서는 성용이가 많이 도와줬다”면서 남다른 동료애를 보였다.

지난 온두라스전에서 고요한은 신 감독으로부터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주문받았다. 공격의 활로를 열 동안 주세종은 유기적인 우측 커버링으로 수비에 안정감을 줬다. 스웨덴전에서도 둘의 시너지가 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4-4-2에서 한쪽 날개는 이재성이 확정적이지만 나머지 한 쪽은 아직 불분명하다. 이승우, 문선민이 경합 중이지만 신 감독의 ‘트릭론’에 의하면 경험이 풍부한 김민우도 배제할 수 없다.

김민우는 온두라스, 보스니아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불안정한 크로스와 늦은 사이드 커버링으로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점이 충분히 보완되면 신 감독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지난해 김민우를 측면 공격수로 기용하며 ‘공격 본능’을 일깨운 건 다름 아닌 신 감독이다. 김민우는 세네갈과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스리백이 가동될 경우 이재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되고 양쪽 날개엔 이용, 고요한, 홍철, 김민우, 박주호 중 누가 뛰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선수가 기용될 수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경험이 풍부한 구자철도 중앙 미드필더로 깜짝 기용될 수 있다. 오랜 시간 피지컬이 좋은 선수들을 상대한 구자철이다. 높은 체격의 스웨덴, 독일 선수 사이에서도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골을 넣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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