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집창촌 전문 건설사’ 오명에도 청량리·미아리 재개발 강행 속내는

기사승인 2018-06-1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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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집창촌 전문 건설사’ 오명에도 청량리·미아리 재개발 강행 속내는

서울 대표적인 성매매 지역 3곳 중 2곳의 수주권은 롯데건설에게 있다. 롯데건설은 공개 입찰 등을 통해 사업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해당 지역의 재개발 사업을 독식하자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을 두고 ‘집창촌 전문건설업체’라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업계의 이같은 시샘이나 평판 추락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개발될 경우 막대한 시공(개발)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대표 성매매 밀집 지역은 용산역·청량리역주변(동대문구 전농동)과 미아리 일대(성북구 하월곡동)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이들 지역은 길게는 60년에서 짧게는 20년간 집창촌으로 명성을 떨쳤었다. 시간이 흘러 집창촌의 몰락은 곧 재개발로 이어졌다.

용산·청량리·미아리 3곳의 재개발 수주권은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에게 있다. 삼성물산이 용산 지역, 롯데건설이 청량리·미아리 지역의 재개발을 맡았다. 

현재 용산 지역 재개발은 완공된 상태다. 청량리는 지난해 말 마지막 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들어갔다. 반면 미아리 일대는 수년 째 개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청량리 일대 재개발도 10여 년이 걸린 사업인 만큼 통상적으로 이런 사업은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무엇보다도 해당 지역 조합원 측이 한마음 한뜻이 돼 재개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미아리 재개발 추친 상황이 더디지만 기다린다고 해서 우리에게 마이너스 되는 요소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재개발 사업에 건설사가 목내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개발이익이 막대해서다. 또한 집장촌 지역이 도시환경정비사업지이기 때문에 아파트 재건축과 달리 초과이익 환수 대상도 아니다. 때문에 이익을 조합과 시공사 등 사업자가 독실할 수 있다.

실제 개발전 용산 지역의 시세는 3.3㎡당 3000만~4000만원 정도였지만 이젠 1억원 넘는다. 사업비를 빼더라도 2배 이상의 이익이 난 셈이다.

이와 관련 집창촌 개발에 참여한 건설사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액수는 말해줄 수 없지만 집창촌 개발로 실제 이익이 많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청량리의 경우 사업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해당지역에서는 사업추진 건설사와 추진위원회 등이 조속한 재개발을 위해 폭력조직을 동원한 정황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뒷돈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이익에 대해선 롯데건설도 부정하지 않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집장촌이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더 뛰어나고 그런 건 없지만, 서울 지역 내 재개발 사업지인 만큼 매력적이라 수주권 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롯데건설을 집장촌 전문 건설사라고 비아냥거린다. 수년째 개발난항에도 불구하고 집장촌 개발사업 시공권을 두 곳이나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서울 지역 내 재개발사업이라 수주권을 획득하려다 보니 우연히 두 곳이나 얻게 됐다”면서 “서울 지역 내 재개발사업 수주권은 어느 건설사가 됐든 당연히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량리역 주변은 2004년부터 재개발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개발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마지막 성매매 업소가 문을 닫으면서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2021년 완공 예정이다.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지역은 조합 내부의 갈등으로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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