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다스 횡령금 처리 보고 받고 ‘잘했다’ 칭찬”

기사승인 2018-06-19 18: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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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다스 횡령금 처리 보고 받고 ‘잘했다’ 칭찬”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비자금 120억 관련 보고를 받고 칭찬을 했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 다스 부사장의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은 다스 회장의 아들이다. 

진술조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지난 2008년 12월 다스 경영 보고문건을 작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매출액과 횡령금을 회사 이익으로 어떻게 처리할지 등에 대해 궁금할 것 같았다”며 “칭찬받고 싶어서 이 문건을 작성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조서에 쓰인 이 부사장의 증언은 구체적이었다. 그는 “청와대 관저 응접실에서 (이 전 대통령과 1 대 1 티타임을 가졌다”며 “이때 도곡동 땅 자금 내역과 120억원을 잘 처리했다고 보고했더니 이 전 대통령이 ‘동형이 잘했네. 너 혼자 다 해도 되겠다’라고 칭찬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사장은 “칭찬 받는 일이 드문데 나를 칭찬해서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서에서 언급된 120억원은 다스 회계직원 조모씨가 횡령한 돈을 뜻한다. 도곡동 땅은 이 회장과 처남 고(故) 김재정씨가 지난 1985년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사들인 땅을 말한다. 해당 부지는 10년 후 17배 오른 가격으로 포스코 등에 팔렸다. 이 돈의 일부는 다스의 출자금을 쓰였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부사장으로부터) 보고 받은 기억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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