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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 중인 안전상비약 정책, 어디로 가나

품목조정, 결론 없이 논의만 1년 3개월… 판매처 논란까지 불거져 개선 ‘불가피’

오준엽 기자입력 : 2018.06.20 06:11:15 | 수정 : 2018.06.20 06:16:57

<사진=국민일보 DB>


2012년 12월,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 및 심야, 공휴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 등 허가된 업소에서 13종의 일반의약품 판매가 시작됐다. 이후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 문제부터 품목의 적정성 논란, 제도의 실효성 의혹이 이어졌다.

결국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해 3월 ‘안전상비의약품 약국외 판매’ 제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약사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19개 내에서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이 무엇인지 판매가 허용된 13종을 포함해 전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하지만 복지부는 1년 3개월여가 지난 지금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결론은커녕 지난해 12월 열린 5차 안전상비의약품 품목조정회의 후 추가회의조차 개최하지 못했다. 대한약사회(회장 조찬휘, 이하 약사회)를 중심으로 한 약사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서다.

약사회는 ▶‘안전상비약’ 명칭에 따른 인식문제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 증가 ▶편의점 등에서의 허술한 안전상비약 판매자 교육 ▶일부 의약품의 안전성 문제 등을 꼽으며 품목확대 혹은 조정에 대한 요구를 자해소동까지 벌이며 막아왔다.

약사회 관계자는 “정부가 정책의 본래 목적과 배경을 생각하지 않고 품목 확대에만 매몰돼있다”면서 “국민건강권을 위해 판매품목을 최소화하고 야간·심야 공공약국과 같이 약사의 복약지도 하에 올바른 의약품 복용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일부지역에서 야간·심야약국이 운영되고 있지만 인력 및 운영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는데다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약국외 판매정책을 철회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에게 필요한 상비의약품을 정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이라며 “약사회에서 기존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의견을 모아 제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7, 8월 중 6차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쿠키뉴스DB>


게다가 논의자체가 품목조정에 국한돼있다는 한계도 문제다. 최근 일부 편의점들의 경영적자가 이어지며 업무시간 단축 등의 조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법에서 정한 24시간 영업이 지켜지지 않으면서도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이들이 확인되고 있다.

심지어 지난 15일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치 않는 해열·진통제 등의 안전상비약을 드럭스토어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제개혁과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며 제도개선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품목조정에만 일단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약무정책 관계자는 “아직 일련의 문제와 요구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며 “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조정과 더불어 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우선 품목조정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아울러 편의점 등이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경우 현행법상 안전상비약을 판매할 수 없으며, 영업시간 변경에 따른 판매허가취소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위법’이라고 못 박았다. 드럭스토어에서의 안전상비약 판매 또한 24시간 영업을 전제로 지금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총 등의 궁극적인 목적을 민간법인에서 약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법인약국’ 허가를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고, “복잡한 이해관계와 법과 제도 개선 등 풀어야할 것들이 많다. 진정 국민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제도가 만들어져야할지 사회적 합의와 심도 있는 논의가 선행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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