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주방, 아빠-아들은 휴식” 성차별 광고 여전히 많아

“엄마는 주방, 아빠-아들은 휴식” 성차별 광고 여전히 많아

기사승인 2018-06-20 14: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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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주방, 아빠-아들은 휴식” 성차별 광고 여전히 많아

여성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거나 주체성을 무시하는 광고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지난 19일 서울YWCA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함께한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TV광고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지난 3월 1~31일 국내 공중파, 케이블, 인터넷·극장·바이럴 광고 총 457개를 분석했다.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적 광고는 총 36편으로 성평등적 광고 17편 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성차별적 광고의 경우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가 가장 많았다.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하고 남성 의존 성향 강조하는 광고,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거나 여성을 성적대상화 하는 광고도 있었다.

예를 들면 남성이 여성의 자동차 위에 올라타서 여성 자동차의 블랙박스가 먹통이 된 이유를 설명하는 차눈 블랙박스 광고의 경우 여성의 주체성을 무시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놀란 여성이 달아나자 끝까지 쫓아가며 설명하는 남성의 모습이 공포심을 줄 수 있음에도 문제의식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스모 글로벌의 ‘다이슨 퓨어 쿨’ 광고는 엄마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아빠와 아들은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연출해 전형적인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했다고 평가됐다.

여성이 자동차 추돌 사고를 일으키는데 남성이 여성의 외모를 보고 그대로 돌아가는 장면을 그린 케이뉴트라 ‘콜라겐 3.2’ 편도 문제가 됐다. 가게 앞에서 다시 만난 남성이 콜라겐이 필요한 대상을 모두 여성(엄마, 여동생, 할머니, 여친, 누나, 이모 등)으로 한정해 여성의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고 여성의 운전미숙을 외모로 해결하는 식의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YWCA 측은 “최근 미투(Me Too) 운동으로 폭로된 성희롱 문구(#너무 많이 흥분 #몹시 흥분)를 광고 문구로 그대로 사용하거나, 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83년생 돼지바’로 희화하는 등 사회문제를 문제의식 없이 유머와 가십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크다”며 “광고 관계자들이 성차별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광고 속에 내제된 성차별적 인식부터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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