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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몇 번에서 볼까” 3인 3색 월드컵 해설, 채널 선택 가이드

이준범 기자입력 : 2018.06.23 07:00:00 | 수정 : 2018.06.22 22:21:48


신문선-차범근-이용수 해설위원의 삼각구도는 사라졌다. 이제 시청자들은 이영표-안정환-박지성 해설위원의 목소리로 월드컵 중계를 듣는다.

첫 경기에선 이영표가 웃었다. 지난 1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과 스웨덴의 F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이영표 해설위원이 생중계한 KBS는 17.0%(닐슨코리아 기준)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월드컵 중계를 맡은 박지성 해설위원의 SBS는 12.5%, 안정환 해설위원의 MBC는 11.4%로 각각 2, 3위에 머물렀다.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다. 언제든 뒤집어질 가능성이 있는 구도다.

그렇다면 오는 24일 0시 시작되는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예선 2경기는 어느 채널에서 보는 것이 나을까. 정답은 없다. 각 방송사의 전략과 중계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만큼 잘 맞는 중계진을 선택하는 게 옳다.

중요했던 스웨덴과의 첫 경기 중계를 채널을 돌려가며 제대로 비교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 방송사의 중계를 듣고 있으면 동시간대 타 방송사 중계는 필연적으로 놓치게 된다. 그래서 준비했다. ‘러시아 월드컵’ 채널 선택 가이드. 방송 전 경기 예상부터 상대팀의 골이 터졌을 때, 우리가 찬스를 놓쳤을 때, 심판의 판정이 의심스러울 때 등 각 상황에서 해설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고 어떤 멘트를 했는지 다시보기를 통해 분석했다. 대표팀의 경기가 마음대로 안 풀리면, 해설이라도 마음대로 선택하며 위안을 가져보자.


△ 경기 시작 직전

이영표 :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4-3-3이 오늘 전술의 핵심입니다.”

박지성 : “신태용 감독이 가장 좋은 경기를 펼쳤던 포백을 들고 나온 만큼, 오늘도 좋은 경기 펼쳐주길 바랍니다.”

안정환 : “모든 선수들이 미드필드라고 생각하고 한 발 더 뛰어줘야 합니다. 오늘 많이 뛰어야 해요.”

→ 이영표 해설위원은 선수 리스트와 전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의 ‘트릭’이 4-3-3 전술이라고 추측하며 긍정적으로 경기를 바라봤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배성재 캐스터의 긴 이야기를 가볍게 받아치며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애쓰는 모습이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그라운드에 있는 감독처럼 열정적으로 선수들이 해야 할 것들을 주문했다.


△ 골키퍼가 선방했을 때 (전반 20분)

이영표 : “정말 슈퍼세이브가 나왔네요. 우리가 상대에게 완전한 기회를 내줬다는 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위기를 넘겼다는 겁니다.”

박지성 : “지금 같은 선방은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켜줄 수 있거든요.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들어주지 않기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안정환 : “이번 대회 최고의 선방 중 하나입니다. 조현우 선수의 기용이 맞았다는 걸 보여주네요. 중요한 건 저렇게 중앙으로 들어오는 패스를 허용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 이영표 해설위원은 쓴 소리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했고, 박지성 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주문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가장 흥분한 상태로 조현우 골키퍼를 극찬.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곧바로 지적했다.


△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전반 26분)

이영표 : “반대쪽 동료에게서 넘어온 볼을 헤딩으로 막아서려다가 떨어지는 장면에서 무릎에 충격이 있었거든요. 오른쪽 뒷근육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거는… 바꿔줄 수밖에 없겠어요.”

박지성 : “지금 뒷근육 쪽을 손으로 잡고 있는데, 이건 햄스트링 부상일 것 같네요. 한국 팀으로선 불운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정환 : “어어? 지금 아웃도 아웃이지만 이러면 안 되는데요. 근육이 좀 올라온 것 같습니다. 지금 장면에서는 박주호가 아니라 손흥민한테 길게 킥을 했어야 하는데….”

→ 이영표 해설위원은 박주호 선수와 같은 포지션에서 뛴 경험 때문인지 그의 고통에 공감하며 생각보다 큰 부상을 직감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정확하게 햄스트링 부상이라고 지적하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설명해줬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박주호 선수가 패스를 받게 된 과정을 언급하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 옐로카드를 받았을 때 (후반 9분)

이영표 : “위험 지역에선 파울을 내면 안 됩니다. 상대가 세트피스에 강하기 때문에 우리 골대를 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위험 지역에서 절대 파울을 내면 안 돼요.”

박지성 : “심판이 계속 카드를 우리 쪽에만 주는 것 같아 보이거든요. 이 파울이 라르손 선수 파울과 비교했을 때 더 심한 파울인지 의심이 남네요.”

안정환 : “우리한테 카드를 너무 주는데요. 이 정도는 파울이 아닌데요. 굉장히 아쉽습니다.”

→ 이영표 해설위원은 수비수 출신답게 위험 지역에서 파울을 내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지성, 안정환 해설위원은 똑같이 주심의 편파적인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 결승골을 내줬을 때 (후반 19분)

이영표 : “(15초 침묵 후) 괜찮습니다. 다행인 것은 아직도 25분 시간이 충분하게 남아 있습니다.”

박지성 : “아직 시간은 남아있거든요. 우리 선수들이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됩니다. 상대가 체력적으로 떨어질 시점이기 때문에 우리가 빠른 공격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

안정환 : “이건 우리가 실력이 부족해서 실점을 내준 골이 아니에요. 월드컵에서 한 골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습니다.”

→ 세 해설위원 모두 아쉬운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영표 해설위원과 박지성 해설위원은 남은 시간이 많다는 걸 강조했고, 안정환 해설위원은 한 골이 크지 않다는 의미를 되새기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 결정적인 골 찬스를 놓쳤을 때 (후반 46분)

이영표 : “지금도 상대 깊숙한 뒷공간에 킥이 들어갔고 반대쪽으로 떨어뜨려주면서 찬스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를 무너뜨리는 과정을 가져가고 있는데 횟수가 너무 아쉽습니다.”

박지성 : “아쉽네요. 지금 우리에게 찬스가 왔는데, 황희찬 선수가 골대 안으로 집어넣는 헤딩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안정환 : “(리플레이를 지켜본 후) 지금 헤딩할 때 머리를 너무 돌렸어요. 돌려야 할 헤딩슛이 있고 안돌려야 할 헤딩슛이 있는데 너무 돌렸습니다. 괜찮아요. 득점은 못했지만 과정을 만들었다는 건 잘한 겁니다.”

→ 세 해설위원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경우. 이영표 해설위원은 슈팅이 만들어지는 전체 과정에 집중하는 모습이고, 박지성 해설위원은 헤딩의 정확도를 지적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공격수 출신답게 헤딩의 종류를 자세하게 언급하며 아쉬워했다.


△ 경기 종료 직후

이영표 : “사실 월드컵을 앞둔 대한민국 팀이라면, 신태용 감독 얘기처럼 상대보다 훨씬 더 많이 부지런히 뛰어야하거든요. 선수들이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준비가 돼 있었지만, 경기를 지배할 만큼 뛸 수 있는 체력이 첫 경기에선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네요.”

박지성 : “2~3차전이 남아있는 만큼, 선수들이 빨리 분위기를 바꿔서 멕시코전을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선수들이 믿음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면 더 안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멕시코전에서 자신감 있는 경기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안정환 : “심판 탓을 하고 싶지 않지만 오늘 반골은 심판이 넣은 것 같습니다. 굉장히 아쉽습니다. (잠시 후) 이번 대회 이변 많습니다. 멕시코, 우리보다 강합니다. 독일, 우리보다 강합니다. 하지만 할 수 있어요. 한 게임 졌다고 주저앉지 맙시다.”

→ 이영표 해설위원은 체력적인 준비가 덜 된 것을 지적하며 선수가 아닌 감독, 코치진을 질책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언급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심판의 판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비판한 후, 다음 경기를 지켜볼 시청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려고 했다.


△ 총평

이영표 해설위원은 먼 거리에서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면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때로는 따끔하게 질책하면서도 차분하게 시청자와 선수들을 위로하려고 했다. 전술과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는 편.

박지성 해설위원은 선수 시절처럼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일정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이야기들처럼 보이지만, 그가 선수시절 쌓은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멘트가 많았다. 전술이나 시청자보다는 선수들의 입장에서 주문하는 내용이 많은 편.

안정환 해설위원은 가장 감정의 높낮이가 컸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멘트가 먼저 나와 몰입하기 쉽게 해주는 편. 솔직한 멘트를 던진 이후 빠르게 빠져나와 전문적인 해설이나 냉정한 태도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KBS, SBS, M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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