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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이번이 마지막인데” 95세 이산가족 노인의 한숨

“이번이 마지막인데” 95세 이산가족 노인의 한숨

이소연 기자입력 : 2018.06.26 12:44:33 | 수정 : 2018.06.26 12:44:34

“죄송합니다. 명단에 이름이 없습니다”

평안북도 철산군 출신의 박성은(95)씨는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추첨 결과를 듣고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허탈한 마음에 재차 명단을 확인했지만 박씨의 이름은 상봉 후보자 명단에 없었습니다. 그는 “이제 살면 몇 년 더 살겠느냐.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며 북에 있는 형·동생과의 상봉을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이제 (상봉은) 끝났다”며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대한적십자는 25일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선정을 위한 컴퓨터 추첨을 진행했습니다. 500명의 1차 후보자가 선정됐습니다. 경쟁률은 무려 569대 1에 달했습니다. 90세 이상의 고령자와 부부, 부자, 부모 등 직계가족 등을 중심으로 상봉 후보자를 추첨했습니다. 그러나 500명 모두 상봉의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대한적십자는 상봉 의사와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2차 상봉 후보자 250명을 다시 선정합니다. 이후 최종 100명만이 오는 8월20일 금강산에서 북측의 가족과 만날 수 있습니다. 

68년의 한을 달래기에는 상봉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988년부터 지난달까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등록된 남측 이산가족의 수는 13만2124명입니다. 이중 7만5234명이 가족과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다 사망했습니다. 생존해 있는 남측 이산가족은 지난달 기준 5만6890명입니다. 이 중 85% 이상은 70세가 넘는 고령자입니다. 남아있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가 절실해 보입니다. 단발적으로 이뤄지는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관계의 부침에 따라 비정기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지난 85년 고향방문단을 통해 이산가족 65명이 상봉에 성공했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이후 자신의 차례가 오길 손꼽아 기다렸죠. 그러나 두 번째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00년에야 이뤄졌습니다. 15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지난 2008년부터 남북관계가 악화되며 3년4개월이 넘게 상봉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정기적인 상봉을 남북이 약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정기적인 상봉뿐만 아니라 서신 및 영상 교환 등의 추진도 필요합니다. 매달 100명씩 한 달에 한 번 만난다고 가정하면 모든 이산가족의 만남이 이뤄지기까지 꼬박 50년이 걸립니다. 서신과 영상 상봉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만남의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핵과 미사일 위협 등으로 냉랭했던 남북관계는 이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남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를 들고 나란히 계단을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평화를 위한 ‘판문점 선언’에 합의했습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문도 더욱 활짝 열려야 하지 않을까요.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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