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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육교사 휴게시간 주라니까, 점심 먹고 오라고?

휴게시간 때문에 원장과 교사, 교사와 교사 갈등만 커져

조민규 기자입력 : 2018.07.05 01:30:34 | 수정 : 2018.07.05 01:30:37

“보육교사에게 1시간 씩 휴게시간을 준다고 하는데 원장은 그 시간에 점심을 먹고 오라고 합니다. 점심시간이 휴게시간인가요? 또 선생님이 4분이 계시는데 아이들 밥먹이고 12시부터 1시간씩 만 갔다 와도 마지막 선생님은 3시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 건가요”

어느 보육교사의 말이다. 처음 들었을 때 ‘보육교사는 점심시간이 없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정부가 큰 인심을 쓰듯이 보육교사의 휴게시간 보장을 약속했지만 현장에서는 그림의 떡이다. 아니 오히려 불만만 가중됐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때문이다.

정부가 처음 보육교사 휴게시간 보장을 추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휴게시간에 무얼할까”라며 어느 정도 기대를 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여니 원장과 교사, 교사와 교사의 대립구도가 만들어졌다.

보육교사의 이야기= 처음에는 30분씩 돌아가면서 쉬자, 좀 지나니 그 시간에 점심을 먹고 오란다. 어린이집에 있으면 부족하지만 해결(어린이집에 보육교사의 식비가 지원된다고 한다)이 가능한데 이제는 사비를 들여서 점심을 해결하고 오라는 것이다. 결국 내 돈 내고 쉬라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정부가 지원한다는 대체교사를 기용하겠다는 이야기는 없다. 아이들은 누가돌보겠다는 건지. 결국 한명이 쉬면 다른 선생들의 업무가 가중돼 선생들끼리도 불만이 나온다. 그런데 이제는 아이들이 잠을 잘 때 같이 잠을 자라고 한다. 자신이 잠깐 자보니 피곤인 풀린다나 어쩐다나. 또 아이들은 잘 자줄려나.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시행 첫날인 지난 2일 보육교사 휴게시간 이용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어린이집 현장 방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장관은 “선생님들의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어야, 궁극적으로 보육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며, “원장님, 보육교사 선생님은 물론, 학부모님들도 휴게시간 이용을 지지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 우선 마련한 보조교사 충원 외에도 계속적으로 현장의 의견을 듣고 실질적인 휴게시간 보장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점은 정부 홈페이지나 청와대 국민청원에만 들어가도 대부분 확인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휴게시간을 사용하기 어려우니 차라리 다른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 등 제도 시행 전부터 많은 불만과 의견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 간다고 실상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보육교사의 실상은 더욱 그렇다. 일례로 보육교사가 질병 등으로 쉬어야 할 때 대체교사를 지원해 준다고 했지만 당장 아프면 이용할 수 없다. 내일 아플 거라는 것을 알아야 이용할 수 있고, 그나마도 원장이 신청을 해줘야 가능하다. 

하지만 보육교사들의 이런 어려움에 대한 목소리는 잘 나오지 않는다. 일부 원장들의 경우 지역 커뮤니티에서 보육교사들의 정보를 교류하고, 채용시 이전 원장에게 물어보기 때문에 지역을 크게 이동하지 않는 한 불만을 표시해 찍히면 안 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연봉 인상인 보육교사, 이들을 위한 지원정책을 만들었다면 혜택도 제대로 돌아가는지 정부는 확인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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