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임신때문에 사망..산모위협하는 '임신중독증'

원인 알수 없는 임신중독증, 임신·출산 결정 이전 자기 몸 상태 파악해야

기사승인 2018-07-18 00: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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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임신때문에 사망..산모위협하는 '임신중독증'“임신이 원인이고 분만이 해결법이죠.”

심성신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중독증을 “한 마디로 임신 때문에 생기는 병”이라고 일컬었다. 임신중독증(전자간증)은 임신부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심하면 산모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병. 얼마 전에는 배우 추자현씨와 코미디언 이수근씨의 아내가 심한 임신중독증을 겪은 것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세계임신중독증 재단에 따르면 연간 7만 6000여명이 임신중독증을 경험한다. 전체 산모 사망의 15%는 임신중독증이 원인인 것으로 보고된다.

임신중독증은 간단히 말해 임신 때문에 생긴 고혈압성 질환이다. 태반이 온전히 형성되는 임신 20주 이후부터 진단된다. 의학적으로는 혈압(140/90mmHg)과 단백뇨, 그리고 이에 따른 증후군 동반될 경우 ‘전자간증’이라 하고, 여기에 경련이나 발작이 있을 때 ‘자간증’으로 부른다.

그 이전에는 혈압이 높거나 단백뇨가 나타나더라도 임신중독증이 아닌 다른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어 섣불리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임신중독증의 경우 증상이 급속히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20주 이전이라도 의심소견이 나왔다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임신중독증의 원인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심 교수는 “태반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이 일차적 원인”이라며 “정상적으로는 태반에 있는 영양막 세포가 엄마에 침투해 영양분을 가져와야 한다. 그런데 전자간증은 이를 위한 태반의 혈관이 확장되지 않아서 발생한다. 영양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아이는 잘 크지 못하고, 태반의 호르몬 등 여러 물질은 엉뚱한 혈관으로 흘러들어가 엄마 몸을 망가뜨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임신중독증의 증상은 두통, 시력장애, 혈소판 감소, 간수치 증가, 간 혈종, 신장장애, 폐부종, 혈액응고 장애 등 다양하며 심하면 경련을 보이기도 한다. 진행정도도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심 교수는 “원인에 대한 학계 해석은 다양하다. 첫 아이일 경우 임신중독이 잘 생기는 점을 들어 면역학적인 요인을 꼽기도 하고, 연령이나 환경, 유전적, 생화학적인 다양한 요인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가설이 많다. 아직까지 어느 것이 정설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가장 확실한 치료는 태반을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임신 34주 정도만 지나도 곧바로 조기출산을 선택하도록 한다. 이 때부터는 인큐베이터에서 길러도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 그러나 아직 태아가 충분히 자라지 못했을 경우에는 의료현장의 고민도 깊어진다. 조기출산을 하면 태아 생명이 위태로워지고, 그대로 둘 경우 증상이 심해져 산모의 생명뿐만 아니라 태아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심 교수는 “전자간증(임신중독증)이 조기에 심하게 나타났을 때가 가장 문제다.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저울질해 최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산모가 겪는 임신중독증 증상은 분만 후 산욕기 6주 이내로 대부분 해결되는 편이다.

임신중독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때문에 임신과정에서 문제 여부를 주의 깊게 살피 것이 중요하다. 심 교수는 “산전진찰을 잘 받는 것이 임신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첫 단계다. 본인이 고위험산모인지 미리 알고 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신과 출산을 결정하기 전에 자기 몸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도 함께 해야 한다. 임신 전에는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미리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준비를 하고, 임신 후에는 산전관리를 잘 받는다면 걱정을 한결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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